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일본에서 반한류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일본 언론이 뒤늦게 싸이를 조명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이 전세계를 휩쓰는데도 일본은 한국과의 외교 갈등을 벌이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를 애써 외면해왔다.
하지만 일본의 주류 언론에서만 보도하지 않을 뿐 일본 누리꾼 사이에서 '강남스타일'의 전세계 히트 소식이 널리 알려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표절 논란까지 만들어내며 한국 가수 싸이의 선전을 폄하했지만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강남스타일 패러디 동영상에 흥미를 느끼며 싸이 소식을 퍼날리기 시작했다.
주류 언론 중 처음으로 산케이신문은 지난달 23일 LA지국장이 쓴 칼럼을 통해 전 세계 강남스타일 열풍을 전했다. 이 지국장은 칼럼을 통해 "분하다"는 표현을 써가며 한국어로 된 싸이의 노래가 미국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아사히신문도 "통통한 만35세 한류가수 싸이, 세계에서 빅히트"라는 제목으로 싸이 열풍을 소개했다.
이후 '강남스타일'이 UK 싱글차트 1위, 빌보드 HOT100에서 2주 연속 2위에 오르자 이달들어 주요 신문들과 지상파 방송사들은 싸이의 활약상을 전했다.
민영방송 TBS는 지난 1일 "살짝 통통하면서 경쾌한 춤을 추는 케이팝 아티스트 싸이가 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한국인 가수 최초로 UK차트 1위를 기록하고 동영상 조회수만 3억 회가 넘는다"라며 전세계적 강남스타일 열풍을 전했다.
후지TV도 2일 강남스타일 소식을 짧막하게 전했고, 3일에는 서울에서 열린 강남스타일 댄스대회 소식을 전했다.
니혼TV는 아예 특집으로 강남스타일 열풍을 조명했다. 니혼TV의 간판 정보프로그램 '미야네야'는 싸이의 이력부터 강남스타일이 인기를 끌게 된 이유,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에서 얼마나 큰 화제가 되고 있는지를 상세히 전했다.
요미우리신문, 도쿄신문, 산케이신문은 지난 4일 8만명이 모인 싸이의 서울시청 앞 공연을 보도했다. 싸이의 보도가 잇따르자 일본 내 한류 보도 자제 분위기도 잦아드는 추세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 싸이의 열풍이 불것인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 의견이 대다수다.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일렉트로닉 장르의 음악을 구사하는 싸이의 음악이 AKB48와 소녀시대, 카라와 같은 미소녀 군단이 지배하는 일본 음악 시장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아직까지 디지털 음원이 활성화되지 않은 일본 음악 시장에서 음반도 내지 않은 채 흥행하기는 더욱 쉽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