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사랑의 틀을 바로 세우자
내일은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을 반포하신지 566년이 되는 한글날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글의 우수성이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이미 유네스코에서는 문맹퇴치 사업의 공로상인 '세종대왕상'을 제정한데 이어 지난 1997년에는 한글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했다. 또 옥스퍼드대학에서는 세계 모든 언어 가운데 한글이 '가장 과학적인 언어'라고 발표한바 있다.
최근 파리의 한인 신문 '한 위클리'에 실린 글은 보다 구체적이다. 지금 지구상의 언어는 6천912가지가 있는데 오는 2050년이 되면 90%가 사라질 것이라고 언어학자 데이비스 해리슨이 주장하고 있다. 또 100년 후 살아남을 10대 주요언어는 기존 6개의 UN 공용어(영어 아랍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중국어 프랑스어)와 함께 독일어 일본어 히브리어 그리고 한국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사용인구면에서 한국어는 오는 2050년이 되면 세계 5대 언어에 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 국력의 신장과 함께 세계적인 공용어가 될 날이 머지않을 것 같다. 실제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지표는 자랑할 만하다. 우선 경제규모가 세계 13위이고 7대 무역 국가다. 반도체를 비롯하여 전자 조선 자동차 등 주요산업이 선두그룹을 유지하고 있다. 런던 올림픽에서는 세계 5위, 그리고 지금 동남아는 물론 유럽이나 미국에 이르기 까지 한류 열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강남스타일'은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여건 속에 우리말은 더욱더 세계의 언어로 뻗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알게 모르게 한글을 폄하하고 훼손시키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는 줄임말이나 외래어 합성어는 고사하고 저속어가 남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체불명의 신조어가 대량으로 유통되면서 마치 한글 훼손 운동을 벌이는 것 같다. '직찍' '스샷' '움짤' '얼빵' '자삭'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여기에 정부에서 조차 한글천대가 일반화 되어가고 있다. 예를 들면 '하이 서울'이니 '주민 센터'니 하면서 한글을 외면하고 있다. 지금 전국의 골프장은 우리말 이름이 거의 사라질 정도이다. 외래어가 부득이 필요할 때에는 어쩔 수 없이 겸용해서 쓸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외래어를 쓰지 못해 안달이 난 것 같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공중파 드라마에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 가 방영됐다가 '---착한 남자'로 바뀌는 해프닝마저 생기고 있다. 대중에게 가장 민감한 반응을 일으키는 드라마가 흥미위주의 대사가 남발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제 부터라도 한글사랑의 틀을 바로 세워야 세계적인 공용어로 거듭날 수 있다. 우선 인터넷 상의 저속어, 정체불명의 신조어를 퇴치하고 TV등 대중매체의 언어순화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여야 할 것이다. 한글을 보다 사랑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교과 과정에 한글 붓글씨 교육을 강화하는 방법도 바람직하다. 이는 한글사랑은 물론 인성교육에도 큰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