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투표를 마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AP 뉴시스
6년 더! 만세 부른 차베스
대표적인 중남미 좌파 지도자인 우고 차베스(58)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4선 연임에 성공했다.
8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차베스 대통령은 전날 치러진 선거에서 54.42%의 득표율을 기록, 44.47%를 얻은 엔리케 카프릴레스(40) 야권 통합후보를 눌렀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는 전체 투표 중 90%를 개표한 결과 차베스가 744만4082표, 카프릴레스가 615만1554표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율은 80.94%였다.
차베스는 선관위 발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신에게, 모두에게 감사한다, 국민들에게 감사한다, 베네수엘라 만세!"라고 밝혔다.
그와 접전을 펼친 카프릴레스는 선관위 발표 뒤 곧장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 결과에 승복했다. '40세 젊은 피' 카프릴레스는 차베스 정권의 부정부패와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차베스를 위협했으나 정권 교체를 이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14년째 집권중인 차베스 대통령은 2019년까지 6년 간 더 베네수엘라를 이끌게 돼 20년 장기 집권의 길을 열었다. 그는 2009년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에서 연임 제한 규정을 삭제했다.
지난해 암투병으로 고통을 받았던 그는 이번 대선 승리를 계기로 노쇠한 지도자 이미지를 벗고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차베스는 1999년 집권한 이후 무상의료 확대, 보조금 혜택 등을 내세워 국민의 40%를 차지하는 극빈층으로부터 '위대한 지도자' 대접을 받아 왔다. 이번 대선에서도 무료 급식 등 서민 정책을 내세워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근절되지 않고 있는 폭력 범죄와 열악한 도로 사정 등 기반 시설 미비, 만연한 부정부패는 그가 풀어야할 숙제다.
또 베네수엘라는 차베스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선거 기간 중 막대한 정부 지출을 계속해 왔다. 이로 인해 올해 경제는 4∼5%의 비교적 견실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벌써부터 물가 상승 우려가 높다.
차베스의 연임 성공은 향후 선거를 앞둔 남미 좌파 지도자들의 입지 강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반면 '반미 투사'의 재집권으로 미국은 또다시 악몽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