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연장 10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롯데 정훈 타석때 SK 정우람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홈을 밟은 3루주자 전준우가 동료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롯데, 연장 끝에 SK 제압…'멍군이요'
부산갈매기가 인천연안부두 하늘을 날았다. 반격의 1승을 올린 롯데 자이언츠는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재비행에 도전한다.
롯데는 1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연장 10회 나온 정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5-4 역전승을 거뒀다.
히어로는 김성배였다. 김성배는 2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로 팀에 값진 1승을 선사했다. 최근 부진했던 전준우는 4타수 4안타 2득점으로 부활을 알렸고 정훈은 밀어내기 볼넷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SK는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6회까지 3점차로 앞섰지만 믿었던 불펜진의 붕괴가 아쉬웠다. 박희수와 정우람을 모두 올리고 패해 충격은 두 배로 다가왔다.
선제점은 SK가 가져갔다. SK는 1회말 1사 후 박재상의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연 뒤 최정의 투런포로 손쉽게 기선을 제압했다. 최정은 볼카운트 2S 2B에서 스트라이크존으로 떨어지는 커브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포스트시즌 통산 6호 홈런.
롯데도 곧바로 응수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홍성흔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최정과 비슷한 코스의 홈런을 날렸다.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 존 높게 형성된 것을 놓치지 않았다. 두산 베이스 시절인 2008년 한국시리즈 이후 4년 만에 맛 본 포스트시즌 아치였다.
송승준의 역투에 눌려있던 SK는 6회 힘을 냈다. 3루수 강습 안타로 출루한 선두 타자 최정은 곧바로 2루를 훔쳤다. 최정의 도루는 아웃 타이밍으로 보였지만 베이스 커버를 시도한 박준서가 공을 떨어뜨리는 운이 따랐다. 실수를 놓칠 SK가 아니었다. SK는 1사 후 박정권의 볼넷으로 롯데를 압박했다. 롯데는 선발 송승준 대신 정대현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정대현은 첫 타자 김강민을 삼진으로 잡고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어 타석에 들어선 조인성은 정대현의 한가운데 커브를 노려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연결했다. 2루 주자 최정은 물론 1루 주자 박정권까지 홈에 들어오기에 충분한 타구였다. 대타 모창민의 안타 때 조인성이 홈에서 아웃돼 추가득점에는 실패했다.
롯데는 7회 전준우의 내야안타로 역전의 불씨를 되살렸다. 여기에 유격수 최윤석의 실책까지 겹치면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롯데는 엄정욱의 폭투 때 3루까지 내달린 전준우가 문규현의 2루 땅볼로 홈까지 밟아 1점을 만회했다. 김주찬의 우익수 방면 2루타로 3-4까지 압박한 롯데는 대타 조성환이 구원 박희수로부터 중전 안타를 쳐 기어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희비가 엇갈린 것은 10회였다. 롯데는 사사구 2개와 황재균의 안타로 베이스를 모두 채웠다. 2사 후 들어선 정훈은 1S 3B에서 볼을 침착하게 골라 밀어내기 결승타점을 올렸다. 한 번 막힌 SK의 공격은 끝까지 풀리지 않았다. SK는 마지막 공격에서 주자를 3루에 보내고도 최윤석의 삼진과 임훈의 좌익수 플라이로 고개를 떨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