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뒤흔든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프랑스에 상륙했다. '그레이…'는 젊고 잘생긴 억만장자와 대학 졸업반 여대생의 파격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 성인용 로맨스 소설이다. '엄마들의 포르노'로 불리며 세계 각국에서 4000만 부가 팔렸고, 프랑스에서도 출간 이튿날에만 1만 5000부가 판매됐다. 화제의 작가 E. L. 제임스(49)를 18일(현지시간) 메트로 파리가 만났다.
▶처녀작이 대박을 터뜨렸다. 책의 성공에 대한 소감은.
아직 쇼크 상태다. 항상 작가가 되기를 꿈꿔왔지만 그 꿈이 이렇게 이루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
정말 말도 안 된다. 내가 이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것 같다.
▶성공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여성들이 격정적인 사랑 이야기에 열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사도마조히즘(가학·피학적 고통을 통한 성적 쾌감) 판타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로맨틱한 사랑 이야기에 더 가깝지 않나.
클래식한 사랑 이야기에 성적 판타지가 조금 가미됐을 뿐이다. 사실, 조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웃음) 이 책은 '사랑 때문에 우리가 어디까지 갈 수 있나?'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내 책은 포르노가 아니다. 에로틱한 것이다.
▶사도마조히즘이라는 주제를 선택한 이유는.
굉장히 흥미롭고 뇌쇄적인 세계라고 느꼈다. 극단적이고 독특한 취향을 가진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느낌은 어떨지 궁금했다. 여주인공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썼다.
▶ 자료 수집은 어떻게 했나. 직접 시도해본 적도 있나.
사도마조히즘을 다룬 책을 많이 읽었고 인터넷도 활용했다. 나머지는 내 상상력의 산물이다. 내가 책에 쓴 것들이 실제로 가능한지 남편과 실험을 해보긴 했다. 옷은 입은 채로.(웃음)
▶많은 여성 독자들이 당신의 책을 통해 성적 욕망이 살아났고 말한다. 자부심을 느끼나.
의도했던 일은 아니지만 엄청난 일이다. 스스로의 즐거움을 위해 쓴 책이기 때문에 실감도 잘 나지 않는다. 이렇게 대단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라니아 오발라 기자·정리=조선미기자
◆ E. L. 제임스는…
방송국 PD이자 평범한 중년 여성이었던 저자는 소설 '트와일라잇'에 매료돼 블로그에 팬픽션(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작품을 팬이 자신의 뜻대로 재창작한 작품)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은 에로틱한 그의 소설에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온라인 소설은 이후 '그레이…'로 출간 돼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