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인애(28)는 배우 생활 10년 차가 된 올해가 뜻깊다고 했다. 말 많고 치열한 연예계에서 홀로 고군분투해 온 지난 시간을 뒤로 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인생 2막을 열 기회를 얻었다. 한 달 전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새 작품으로 돌아오는 그는 "이젠 다가올 10년 후를 바라봐야 할 때"라면서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순탄하지 않은 복귀과정
올해 초 방영됐던 KBS2 아침극 '복희 누나'에 출연하기 전까지 몇 년간 활동이 뜸했다. 2008년 불거진 한 운동선수와의 열애설과 드라마 '크라임 시즌2'의 종영 이후 소속사 없이 지내며 공백기를 보냈다. 그런 그가 JYJ와 송지효 등이 몸담고 있는 씨제스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으며 활동에 날개를 달았다.
"연기자의 길을 가는 게 맞는 지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졌고, 나를 찾을 시간이 필요했어요. 하지만 혼자 일하면서 힘든 시기가 찾아왔고 공백기가 길어지게 됐죠. 그 시간이 나쁘진 않았어요. 친구들과 편하게 술을 마셔도 보고 어릴 때부터 연예인으로 살아오면서 못 해본 것들을 실컷 해봤죠. 하고 싶은 것도 해봤고, 소속사도 생겨 보호받을 울타리가 생겼으니 이젠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복귀 과정이 쉽진 않았다. '복희 누나'를 촬영하다 다쳐 응급실에 실려가 뇌진탕 진단을 받았지만, 주인공이라 아픈 몸을 이끌고 촬영을 끝냈다. "서러웠지만 책임을 다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모질게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힘들었던만큼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 뿌듯하다"고 털어놨다.
#그녀, 변신의 끝은 어디?
2003년 MBC 청춘시트콤 '논스톱4'로 데뷔한 후 '소울메이트' '행복한 여자' 등을 통해 섹시하고 도회적인 이미지로 사랑받았다. '복희 누나'를 통해 강인하면서도 지고지순한 이미지로 변신한 데 이어, 다음달 초 방영할 MBC 새 수목극 '보고 싶다'에선 강력계 형사 한정우(박유천)를 짝사랑하는 웹툰 작가 김은주 역을 맡아 또 한 번 변신한다.
"아픔을 지녔지만 정 많고 발랄한 캐릭터예요. 오랜만에 미니시리즈를 하는데다 지금껏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동안 주로 실제보다 나이가 많은 배역을 맡았는데, 이번엔 제 나이에 맞는 연기를 펼칠 수 있다는 점도 좋답니다."
같은 소속사 식구기도 한 박유천과는 촬영장에서 처음 만났다. 박유천 보다 한 살 많은 그는 "친구가 박유천씨가 출연했던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가 재밌다고 하도 칭찬을 해서 만나기 전부터 왠지 친숙한 느낌이었다"면서 "처음 만난 날 잘해보자고 하더라. 잘 이끌어줄 수 있을 것 같아 든든하다"고 칭찬했다.
전작에선 캐릭터 설정 상 예뻐보이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었는데, 이번엔 운동을 하고 식사를 조절하며 살을 뺐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기대는 해도 들뜨진 않았다. "20대와 30대를 앞둔 지금 달라진 건 없다. 열심히 하는 것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탁진현기자 tak0427@metroseoul.co.kr 사진/서보형(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