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
내 인생에 이보다 더 확신을 가질 수 없을 남자와 결혼을 하려고 해요. 그는 다정하고 성실하고 변함이 없는 남자지만 30대 후반(이라고 적고 내일 모레면 40대인) 시점에 새로운 일을 시작했어요. 잘나가던 연구소를 때려 치고 그는 하고 싶었던 일을 소위 3D 업종을, 이 나이에, 시작하는데요. 저는 찬성이에요. 제가 계속 직장을 다닐 수 있고 둘이서 살아가기엔 빠듯해도 저는 괜찮아요. 하지만 저희 부모님께 어떻게 설득을 해야 할지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당분간 몇 년은 제가 벌어 먹여야 하는 상황을 고리타분하고 꽉 막힌 부모님께 어떻게 포장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한숨만)
Hey 한숨만!
사고의 전환이 필요해. 첫째, 사실 부모님의 반대는 당신의 결혼을 막질 못해. 스무 살 어린 애들도 아니고 제 밥벌이할 수 있는 시점에서 현실적으로 부모님들의 반대는 그리 큰 의미가 없어. 본인들이 부모한테 무언가를 받고 싶은 게 있는 게 아니라면 말이지. 둘째, 부모님을 '꽉 막혔다' 생각하지 마. 부모는 '애정표현의 한 방식'으로서 반대를 하고 있는 거라고 너그럽게 바라봐. 원래 육아라는 것이 총체적으로 '걱정'하는 것이 8할 이상이야. 어렸을 때부터 자식에 대해서는 늘 '불안불안'하다 보니 자식들의 임무는 '부모님을 안심시켜 드려야 하는 것'이 되어버린 거지. 셋째, 흑과 백으로 생각 말고, 내가 이 결혼을 당연히 이행한다는 전제 하에 부모님을 안심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세부사항을 생각해서 말씀 드려. 설득하는 방식보다 내용이 중요하지. 가령 나는 어린 나이에 새 업종 시작하느니 차라리 뒤늦게 하는 것의 안정성도 있을 것도 같은데? 마지막으로 "엄마는 내가 정말로 행복하길 바라지? 그렇다면 내가 정말로 행복해질 수 있는 선택을 하게 해줘."라고 말함으로서 부모님 반응 막론하고 내가 스스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게 해줘. 왜냐하면 결국 그건 '내' 인생이거든? 당신 말고는 아무도 책임 못 져. 포장의 문제가 아닌 여전히, 다짐의 문제. (캣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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