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자 에 나갈 이 글은 대개 그 전 주의 토요일 오후에 쓰는데 나는 이 짧은 글을 쓸 때마다 월요일에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을 종종 떠올리곤 한다. 아,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러 일터에 나가는 심정은 어떨까 하고.
돌이켜보면 회사원시절, 월요일의 백미(?)는 주간 팀장회의였다. 부서가 꽤 많아 팀장들만 대회의실에 모여도 꽉 찼다. 부사장이 주재하는 회의였는데, 팀장들은 돌아가면서 지난 주 진행한 업무의 성과를 발표하고 이번 주 진행할 업무를 보고했다. 부사장은 듣고 나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추가 지시를 내렸다. 팀장들은 다들 별 말 없이 자신의 차례가 지나가길 바라는 표정이었다. 어서 이 회의가 끝나고 커피 한 잔이나 담배 한 모금 하러 갈 마음만 절실해 보였다.
하지만 그럴 틈도 없이, 주간 팀장회의가 끝나면, 개별 팀 내에서 주간 팀 회의를 주최해야 하곤 했다. 이번에는 팀원들이 각자 진행하는 업무에 대해 보고를 하면 내가 그에 대해 이런저런 코멘트를 하는 식이었다. 아마 팀원들도 어서 이 시간이 끝나기를 마음 속에서 바라고 있겠지.
오랜 기간, 빠짐없이 매주 이렇게 위 아래로 회의를 들어가보면서 느꼈던 것은, 자신이 먼저 일을 이런 식으로 찾아 하겠다거나 만들어내겠다고 보고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괜히 일 벌였다간 실패할까 봐 두렵고, 동료들한테는 설친다며 견제 당할까 봐 두렵고, 무엇보다도 상사가 사람들 있는 앞에서 핀잔 줄까 봐 두렵기도 하다. 가뜩이나 안 그래도 피곤한 일 투성이인데 일부러 피곤한 짓을 안 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 양 말이다. 현실적으로는 튀지 않고 그렇게 가만히 얌전하게 지내는 것이 직장인의 올바른 처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일을 하는 큰 재미 중의 하나는, 무모하더라도 덤벼보거나 도전하는, 즉 패를 던지는 일일 것이다. 조직화가 상명하달이나 시스템화만을 의미할 때 그것은 개인에게나 조직에게나 피차간에 불행한 일. 사람이 자기 실력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것은 대개 자발적으로 움직였을 때 아닐까.
글/임경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