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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 수험생이 엿먹는 까닭



오늘이 수능일이다. 올해도 수험생들은 엿을 먹으며 시험 잘 보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엿이 시험합격의 상징이 됐을까?

일반적으로 끈끈하니까 엿처럼 잘 붙으라는 뜻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접착력 때문에 엿에다 합격 소원을 담았다는 풀이는 단세포적이다. 사실 언제부터 엿이 합격을 기원하는 식품으로 쓰였는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옛날부터 사람들은 엿에다 소원을 담아 뜻이 이뤄지기를 빌었다는 사실이다.

엿에다 소원을 담는 이유는 엿이라는 뜻의 한자인 飴(이)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글자를 풀어보면 먹을 식(食)변에 기쁠 태(台)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태'라는 글자는 입(口)을 방실거리며(?) 기뻐한다는 뜻이다. 입이 저절로 벌어져 방긋거리며 좋아하게 되는 것이 바로 엿이라는 음식이다. 엿을 기쁨을 부르는 음식으로 여겼던 것이다.

지금은 엿을 특별한 식품으로 여기는 사람이 하나도 없지만 옛날 엿은 그야말로 귀한 음식이었다. 귀중한 곡물을 졸이고 달여서 만들었으니 아무 때나 먹는 음식이 아니라 명절과 같은 특별한 날에만 먹었다.

정월 초하루나 대보름에 먹는 엿을 복(福) 엿이라고 했다. 정초에 엿을 먹으며 재물이 엿가락처럼 늘어나 부자 되기를 소원했던 것이다. 딸을 시집보내는 친정 부모가 시댁에 보내는 이바지 음식에도 엿을 담는다. 요즘은 부부가 끈끈하게 붙어서 백년해로 하라는 소원을 담은 것이라고 해석을 하지만 원래 이바지 엿에는 두 집안이 혼인을 통해 맺어졌다는 기쁨을 나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수험생이 먹는 엿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쁨을 맛보라는 뜻이니 높은 점수를 받아 합격의 즐거움을 누리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음식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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