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투수' 류현진(25·한화)이 280억원의 최고 입찰액을 제시한 LA 다저스와 입단 협상을 벌인다.
미국 언론들은 11일 일제히 다저스가 류현진에 대한 입찰액으로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를 제시해 단독 협상권을 따냈다고 보도했다. 류현진은 다음주 중 미국으로 떠나 거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앞세워 한 달간 다저스와 협상을 벌인다.
다저스가 적어낸 포스팅 금액은 다르빗슈 유(텍사스·5170만3411달러),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5111만1111달러)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기대 이상이다. 1990년대 후반 박찬호, 노모 히데오 등을 통해 메이저리그 구단 중에서 가장 먼저 '아시아 마케팅' 효과를 체감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또 입찰 금액으로만 따지면 그가 맡게 될 보직은 선발이 확실하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메이저리그 구단은 불펜 투수에게 이렇게 많은 금액을 투자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이날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 채드 빌링슬리, 조쉬베켓, 애런 하랑, 크리스 카푸아노, 테드 릴리 등이 버티고 있는 선발 로테이션에 정상급 선발감 투수를 한 명 더 추가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류현진을 영입할 경우 30대를 넘긴 노장 하랑이나 카푸아노를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폭스 스포츠도 "류현진이 다저스에서 3, 4선발 정도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제 남은 것은 연봉 계약서에 사인하는 것이다. 이미 에이전트를 맡은 보라스는 "류현진이 지금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게 나은지, 아니면 FA자격을 얻는 2년 뒤를 노리는 게 나은지 모르겠다"며 "실력에 비해 저평가 됐다. 일본에서 뛰었다면 포스팅금액은 훨씬 많아졌을 것"이라고 언론 플레이를 시작했다.
다저스를 압박해 더 많은 연봉을 받아내려는 것이다. 앞으로 류현진이 박찬호에 이어 '제 2의 코리안 특급'으로 다저스 마운드를 누비게 될 날이 기대된다.
/김민준기자 mjkim@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