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는 일본만의 걱정은 아닌 듯 하다. 한국 WBC 대표팀에도 악재가 일어나고 있다.
일본킬러로 명성을 날린 봉중근(LG)이 부상을 이유로 대표팀에서 사퇴한 데 이어 에이스 류현진은 LA 다저스에 입단하면 WBC 출전이 불가능하다. 김광현(SK)도 어깨상태가 완전치 않아 태극 '좌완 트리오'가 모조리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들은 좌완 트리오의 불참 뉴스를 크게 취급했다. 앞선 두 대회에서 라이벌로 치열한 경쟁을 펼쳐온 껄끄러운 선수들의 불참 소식은 분명 호재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구대성·김광현·봉중근·류현진 등 한국의 왼손 투수들에게 약했다.
이들의 불참은 한국에게는 뼈아픈 전력손실이다. 한국은 도쿄 2라운드에서 일본과 4강 진출을 놓고 최대 두 번 격돌이 예상된다. 그런데 누구를 선발투수로 내보낼 것인지 불투명하다. 예비명단을 살펴보면 이들 셋을 제외하면 삼성의 장원삼 뿐이다. 박희수(SK)을 제외하고는 불펜요원도 부족한 실정이다.
여기에 빅리거 추신수(클리블랜드)도 불참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미 일본은 6명의 빅리거가 모두 사퇴했다. 소속 팀의 반대가 컸지만 선수들이 빅리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프링캠프를 빠질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도 컸다. 추신수도 이들과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의 문제는 예비 FA 선수들이다. 이번 대표팀 주축선수들 가운데 유난히 예비 FA들이 많다. 정근우(SK), 강민호(롯데), 오승환·장원삼(삼성), 이용규·윤석민(KIA) 등이 포진해있다. 시즌을 마치면 하나 같이 기본 50억원 이상의 초대형 계약을 앞둔 선수들이다. 이들에게 부상은 악몽이나 다름없다.
WBC 본선대회가 3월2일부터 열리기 때문에 분명히 평년보다는 3~4주 정도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리게 된다. 아무래도 부상선수가 나올 수 있고 실제로 그런 사례들이 있었다. 자칫 부상을 우려해 대회에 불참하거나 몸을 사리는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감독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수 밖에 없다.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