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세계바둑의 대미를 장식하는 반상대전이 열린다.

'별들의 제전'으로 불리는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의 결승전이 한국의 이세돌 9단과 중국의 구리 9단의 대결로 11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3번기로 거행된다.

두 기사의 대결은 '한·중 빅매치'라는 타이틀은 물론 1983년생 동갑내기 라이벌전, 현란한 행마와 가공할 전투력을 겸비한 두 기사의 기풍까지 더해져 벌써 바둑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8강전 대진추첨에 앞서 구리를 피하고 싶다는 뜻을 은연중에 비쳤던 이세돌은 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후 "구리를 결승에서 만나고 싶었다"는 본심을 드러냈다. 자신은 물론 바둑 팬들도 가장 보고 싶은 승부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첫 인연은 8년 전인 2004년 11월 열린 제9회 삼성화재배 준결승전이었다. 3번기로 치른 대결에서 이세돌이 2-1로 승리하며 불을 붙인 양웅 간의 반상대전은 시간이 흐르고 판수가 늘어나면서 '세기의 대결'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붙었다.

통산 31차례 맞대결을 펼쳐 이세돌이 14승, 구리가 16승을 거뒀고 한 번은 무승부를 기록했다. 무승부는 이번 삼성화재배 32강전에서 등장한 것으로 세계대회 본선 초유의 무승부로 화제를 뿌렸다.

상대전적 열세에 대해 이세돌은 "구리는 강하다. 두 판 정도 뒤져 있는 줄 아는데 어차피 결승전은 5대 5 승부라 생각한다"며 별로 개의치 않았다.

이세돌에 맞서는 구리는 "이세돌과는 항상 재미있는 승부를 벌여 왔기 때문에 대국하는 것만으로 즐겁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본선 32강전부터 한국 선수가 승리할 때마다 일정액(1집당 1만원, 불계승시 30만원)을 적립하는 군부대 바둑보급 지원금은 32강전 384만원, 16강전 122만원, 8강전에서 90만원, 준결승전 60만원이 누적돼 현재까지 656만원이 모아졌다. /김민준기자 m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