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를 앞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외파와 주축 선수들의 불참이 겹치면서 역대 최약체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목표인 우승은 물론 4강도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좌완 빅 트리오가 빠졌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입단으로, 김광현(SK)과 봉중근(LG)은 어깨통증으로 엔트리에서 교체됐다. 역대 국제대회에서 기둥으로 활약했던 이들의 공백은 뼈아프다. 신시내티로 이적한 빅리거 추신수도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선수를 뽑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생겼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삼성은 가장 많은 선수를 차출했고, 두산과 KIA는 주력 선발투수들이 포함됐다. WBC 후유증과 소속 팀의 리그 성적과 맞물릴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감하다. 겉으로 표현은 않지만 "우리만 손해 볼 수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근우(SK), 강민호(롯데) 등 예비 FA 선수들이 많다. 스토브리그에서 롯데 김주찬이 50억 원을 받고 KIA에 입단했다. 몸값이 부풀려진 가운데 사상 최대의 FA 대박잔치를 앞두고 있다. 이들에게 부상은 가장 피하고 싶다. 예전처럼 죽기 살기로 덤벼들지 않고 소극적일 수 있다.
이번 WBC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과 달리 군 면제 혜택이 없다. 4강을 달성한 2006년 1회 대회는 면제혜택이 주어졌다. 2회 대회는 준우승을 하고 병역혜택을 요청했으나 논란 끝에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번에는 병역혜택이 없다는 것을 알고 시작하는 첫 대회다. 동기부여도 제대로 되지 않아 이래저래 근심어린 눈길을 받고 있다.
최근 1회와 2회 대회 지휘봉을 잡았던 김인식 전 감독은 이례적으로 "태극기를 보면 울컥하는 마음이 생겨야 한다"면서 애국심을 당부했다. 선수들도 태극마크를 달면 정신자세가 달라진다고 한다. 한국 선수들은 애국심 하나로 국제대회에서 승승장구했다. 돈과 병역혜택에만 몰두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선호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