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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 귤은 부자 되는 과일



겨울철 가장 흔한 과일이 귤이다. 맛도 좋고 값도 싸니 모두 좋아하는데 너무 흔해서 귀한 과일인 줄 모른다. 한 세대 전까지만 해도 수입이 제한됐던 바나나가 값비싼 인기과일이었던 것처럼, 귤은 약 두 세대 전에는 최고급 과일이었다. 서울의 중산층도 일 년에 기껏 한두 번 맛볼 수 있었을 정도로 드문 과일이었는데 제주도에서만 적은 양이 열렸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는 제주도에서 올려 보낸 귤이 한양에 도착하면 도성이 시끌벅적해졌다. 벼슬 높은 양반집에서는 임금님이 내려 준 신기한 맛의 남국과일을 맛 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귤이 올라온 것을 기념해 해마다 과거시험까지 열렸기 때문이다. 황금빛 감귤이 도착한 것을 기념하는 과거이니 이름이 황감제(黃柑製)였는데 급제한 선비가 여럿 있지만 가장 유명한 이가 바로 다산 정약용이다.

귤이 그만큼 귀했으니 귤나무 몇 그루만 있으면 부자 소리를 들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주도에서는 귤을 대학나무라고 했는데 귤나무 몇 그루면 자녀를 대학까지 졸업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귤은 예부터 후손을 위한 과일로 여겼다. '천 그루의 귤나무(柑橘千樹)'라는 고사성어가 있는데 자손에게 재물 대신 소중한 자산을 물려준다는 뜻이다. 중국 삼국시대 때 오나라의 단양 태수 이형이 '사기(史記)'에 "강릉에 귤나무 천 그루만 있으면 제후가 부럽지 않다"고 쓴 구절을 읽고 귤나무를 심어 자손을 부자로 만들었다는 내용에서 비롯된 고사다.

때문에 예전에는 새해 귤이나 유자를 먹으면 부자가 된다고 믿었다. 황금빛 과일을 먹으며 금옥만당(金玉滿堂), 집안에 재물이 가득차기를 소원했던 것이다. 새해 귤 많이 드시기를...

/윤덕노 음식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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