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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 국수 먹으면 왜 오래 살까?



국수를 먹으면 오래 산다고 한다. 국수 가락처럼 길고 오래 살라는 뜻에서 생긴 상징이고 미신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이런 말이 생겼을까?

결론부터 말해 국수 먹으면 장수한다는 믿음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국수가 장수의 상징이 된 것은 7~8세기 무렵인 당나라 때다. 당나라 시인 유우석은 "젓가락을 들어 국수를 먹으며 하늘의 기린만큼 오래 살기를 기원하노라"라는 시를 남겼다. 한 시대 후인 송나라의 학자 주익도 "의각료잡기"라는 책에다 당나라 사람들은 생일날 국수를 먹는데 세상에서는 장수를 소원하며 먹는 음식이라서 장수면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당나라 사람들은 왜 하필 국수에다 오래 살게 해달라는 소원을 담아서 먹은 것일까? 이유는 국수 가락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국수 면발이 길기 때문에 오래 살게 해달라는 미신적 소망이 아니라 면발이 길어지게 된 과학적 이유 때문이다.

동양에서 밀가루 음식이 발달한 것은 한나라 때지만 국수 면발이 길어지기 시작한 시기는 당나라 때다. 이 무렵, 제분기술이 발달하면서 밀을 곱게 빻을 수 있게 됐고 밀가루 반죽이 고와지며 국수를 길게 뽑을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만든 국수는 아무나 먹는 것이 아니라 귀족과 부자들만 먹을 수 있는 최고급 음식이었다.

그러니 지금과 달리 평소에 수수나 기장처럼 거친 음식을 주식으로 먹고 살았던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밀가루를 곱게 갈아서 면발을 길게 뽑은 국수는 먹기만 해도 오래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영양과잉 시대인 지금과 달리 옛날에는 국수를 먹으면 오래 살 것이라고 믿었던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윤덕노 음식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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