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부영과 수원·KT의 양자대결로 펼쳐졌던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경쟁이 수원·KT의 승리로 사실상 판가름났다.
지난 10일 프레젠테이션을 참관한 22명의 평가위원들은 약 30개 항목에 걸쳐 심사를 펼친 결과 수원·KT에 보다 높은 점수를 줬다. 다음날 열린 이사회에서도 수원·KT의 손을 들어줬다. 10구단 창단의 최종 승인은 이번 주중 열리는 구단주들의 모임인 총회에서 3분의 2이상 찬성을 받으면 결정된다. 번복될 가능성은 없다.
평가위원들은 전북·부영의 지역 안배 논리보다 수원·KT가 자랑한 시장성과 지속성을 높게 평가했다. 창단기금도 부영이 80억원을 써낸 반면 KT는 무려 200억원을 적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관중 700만명을 돌파한 프로야구는 수원·KT가 합류하는 2015년 1000만 관중 돌파도 가능하다. 또 수도권은 두산·LG·넥센(서울), SK(인천)까지 합쳐 5개 구단 체제로 재편돼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처럼 지하철을 타고 홈팀을 방문하는 '지하철시리즈'로 열기를 더할 수 있다. 양대 리그제 운영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장밋빛 청사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당장 선수 수급을 통한 신생 구단의 경기력 향상은 풀어야 할 숙제다.
올해 1군에 합류하는 NC 다이노스는 공개 트라이아웃을 통해 팀의 기본 골격을 구성했다. 8개 구단으로부터 방출된 선수들과 다양한 이유로 야구를 그만뒀던 선수들을 모았다. 또 8개 구단의 20명 보호선수 외에 1명을 지원받았고, 2년간 신인선수 우선지명권을 부여받아 유망주들을 싹쓸이했다. FA 시장에서 뛰어들어 베테랑 선수들을 영입했다.
10구단 KT 역시 NC가 받은 정도의 선수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선수층이 두껍지 못한 한국 프로야구는 NC가 쓸 만한 선수들을 한 차례 쓸어간 뒤라 상황이 악화됐다. NC에 선수들을 내준 기존 구단 역시 2년 만에 KT에 선수들을 내준다면 프로야구 전체의 질을 떨어뜨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서는 아마추어 야구를 활성화해야 한다. 60여 팀으로 일본의 70분의 1에 지나지 안는 고교야구팀을 점차 늘리는 것을 시작으로, 야구 인프라 구축에 발전기금을 대폭 투자해야 한다. 또 독립야구팀인 고양 원더스 등이 자유롭게 야구를 할 수 있는 실업리그의 부활도 시급하다. /김민준 연예스포츠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