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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혁신’ 1초만 소홀해도 피눈물···소니의 몰락 다시 배우는 일본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

1980년대 후반 세계 전자산업을 주름잡던 '혁신의 대명사' 일본 소니 그룹의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 전 회장은 당시 자민당을 주도하던 이시하라 신타로 교통성장관과 이 같은 제목의 책을 펴내며 미국 기업의 사업 행태를 비꼬았다.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거나 생산력을 높이는 투자보다는 인수합병(M&A) 같은 머니 게임에 너무 집중한다는 비판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소니는 한국 기업으로부터 똑같은 비난을 받고 있다. 적시에 과감하게 투자하지 못하고 뒤늦게 반성하는 나쁜 습관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말에는 신용등급이 '정크'로 추락하는 굴욕까지 맛봤다. 일본 언론과 학계에서는 혁신의 바퀴를 다시 굴리기 위해 '노'라는 목소리를 되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2010년대 들어 일본 기업들로부터 세계 혁신의 아이콘 자리를 빼앗은 삼성·LG전자 등 국내 기업들도 언젠가 '노'라는 목소리가 사라지는 순간 중국 혹은 동남아 국가들에게 자리를 내어줘야 할 처지에 놓일지 모른다. 최근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통렬한 반성을 분석,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17일 일본 NHK방송의 위성방송인 BS1채널은 특집 다큐멘터리 '퇴직한 소니맨의 역습'을 방영했다. 다큐멘터리는 이데이 노부유키 전 소니 회장과 콘도 테츠지로우 전 연구소 소장, 마에다 사토루 전사업부장 등 퇴직한 3명의 '소니맨'을 통해 몰락한 전자 왕국의 역습 시나리오를 그렸다.

특히 방송에서 이데이 전 회장은 "내가 실패했다고 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소니 뿐만 아니라 일본도 변할 수 없다"며 자신의 경영 실패를 인정했다. 그는 "내가 없었으면 오디오와 비디오 부서를 통합해 IT 및 디지털 사업으로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지나친 사업 영역 확장과 잘못된 투자가 가져온 소니 제국의 몰락에 고개를 숙였다.

이데이 전 회장은 1995년 사장으로 취임해 3년 만에 소니를 적자 기업에서 2000억엔 흑자 기업으로 돌려놓은 인물이다. 플레이스테이션과 노트북 '바이오', 완구 로봇 '아이보' 등 획기적인 신제품을 세계 시장에서 차례로 히트시킨 덕분이다. 그러나 게임기와 영화 사업 확대로 가전 산업이 약화, 실적부진에 책임을 지고 2005년 물러났다.

현재 소니를 떠난 사람들은 각각의 역습 시나리오를 만들어 회사에서 완수하지 못한 '미션'을 수행 중이다. 이데이는 벤처 투자 및 자문가로, 콘도와 마에다는 상품개발 컨설턴트와 차세대 기술 연구소 소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의 역습은 소니의 자부심은 물론 기술 왕국 일본의 명예를 되찾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이다.



방송을 본 현지 시민들은 "당신들이 소니를 다 망친 것 아니냐"며 퇴직자들에게 불만을 쏟아내는가 하면 "이제서야 애플이나 삼성이 되고 싶은 건가"라며 때늦은 반성을 질책하기도 했다.

대학생 다까하시 타츠야(26)는 "'워크맨' 혁명을 일으킨 소니가 기술력을 맹신하고 세계적 트렌드에 둔감해 몰락한 것 같다"면서 "애플처럼 디지털 시대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내야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학생 김승겸(33)씨는 "프로그램을 보는 내내 한국 기업들이 떠올랐다"면서 "모바일 분야 등에서 우리 기업이 현재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혁신을 하지 않으면 국내 기업도 하루아침에 몰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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