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은퇴를 선언한 박재홍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도화동 가든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 선수보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있고 잘할 자신이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그만두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300홈런-300도루'라는 대기록에 대한 욕심이 누구보다 컸던 박재홍은 그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때에는 눈물을 보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2011년부터 부상과 부진 등으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던 박재홍은 지난해 11월30일 SK 와이번스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박재홍은 이후 타 구단 입단을 타진했지만 결국 새 둥지를 찾지 못했고, 은퇴를 선언하고 말았다. 지난해 10월3일 300홈런 고지를 밟은 박재홍은 '300홈런-300도루'라는 대기록에 33도루만을 남겼으나 결국 이를 달성하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었다.
그는 "30홈런-30도루를 세 번이나 달성하면서 소속팀을 5번 우승으로 이끌었다.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박재홍은 "일단 팀이 없었다. 그리고 현역을 연장해 가야겠다는 의지가 꺾인 부분도 있다"며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것도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월초까지 열심히 훈련했고, 불러주겠다는 팀도 있었다. 그러나 그후 연락이 끊겼다. 불러주겠다는 팀들도 힘들겠다는 답을 했다.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2011년 12월 제7대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회장을 맡은 박재홍은 선수협 회장직도 함께 내려놔야 한다. 규정상 현역 선수가 맡게 돼 있다. 박재홍은 "비록 1년이지만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으로서 야구계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선수협 주도로 10구단 창단을 이뤄낸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SK의 코치 연수 제의를 거절했던 박재홍은 은퇴 후 MBC 스포츠플러스에서 해설위원으로 활약한다. 그는 "돌려말하지 않고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모습을 진실되게 전하는 해설을 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