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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 동의보감도 인정한 최고 소화제 슝늉



요즘은 식후 디저트로 커피, 차를 마시지만 예전에는 반드시 숭늉을 마셔야 식사를 마친 것으로 여겼다. 숭늉을 안마시면 밥을 먹어도 먹은 것 같지 않고 소화도 시키지 못했으니 한국인에게 숭늉은 소화제와 다름없었다.

과학적으로 숭늉에는 진짜 소화제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전분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포도당과 덱스트린이 생기는데 구수한 맛을 내는 덱스트린 성분이 소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숭늉은 또 항산화작용을 해 산성체질을 알칼리성으로 중화시켜주니 이래저래 몸에 좋은 음료수다.

그러니 조상들이 숭늉을 마시지 않으면 속이 더부룩하다고 했던 것인데 실제 소화가 안 될 때는 숭늉을 약으로 처방하기도 했다. 동의보감 등의 옛 의학서에 음식을 목구멍으로 잘 넘기지 못하거나 넘겨도 위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이내 토하는 병증이 있는데 이럴 때는 숭늉과 같은 끓인 물을 마시면 그 다음에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사실 숭늉을 마시는 민족은 거의 한민족 밖에 없는 것 같다. 그 때문인지 예전 중국 사신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밥물을 마시는 것이 신기했던 모양이다. 송나라 사신, 서긍이 '고려도경'에 숭늉 마시는 풍속을 적어놓았다. "고려인이 들고 다니는 물그릇의 모양은 머리가 길고 위가 뾰족하며 배가 크고 바닥이 평평한데 여덟 모서리로 간혹 도금한 것도 있다. 그릇 속에는 숭늉이나 끓인 물을 담는다. 나라의 관리나 귀족들은 언제나 시중드는 자를 시켜서 가까이에 숭늉 그릇을 들고 따라 다니게 한다. 크기는 같지 않고 큰 것은 두 되가 들어간다." 숭늉 사랑이 이렇게 지극했는데 요즘은 아예 구경조차 힘드니 아쉽다.

/윤덕노 음식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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