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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 비스킷이 바꾼 세상



사소한 일이 큰 변화로 이어질 때가 있다. 나비의 작은 날개 짓이 폭풍우를 몰고 온다는 나비효과라고나 할까?

과자 비스킷이 그랬다. 비스킷은 두 번 구운 과자라는 의미로 라틴어 비스콕투스(Biscoctus)에서 비롯된 단어다. 비스는 두 번, 콕투스는 요리하다라는 뜻이다.

비스킷이 변화를 일으킨 것은 두 번 구웠기 때문이다. 반죽한 밀가루를 두 번 구우면 수분이 완전히 제거돼 장기간 보관할 수 있어 10년 넘게 저장이 가능하다.

빵이나 과자를 두 번 굽는 것이 별 것 아닐 것 같지만 예전에는 한번 조리한 음식을 태우지 않고 다시 굽는 것이 보통 기술로는 어려웠던 모양이다. 때문에 비스킷은 조리기술이 발달한 16세기에 등장했고, 비스킷이 나오면서 세상도 달라졌다.

무엇보다도 비스킷은 장기 항해를 떠날 때 도움이 됐다. 바다를 몇 달씩 항해할 때 보통의 빵은 썩고 곰팡이가 피어서 먹을 수 없지만 비스킷을 실으면서 바다에서도 언제든지 탄수화물을 섭취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이 무렵의 비스킷은 지금의 과자 비스킷과는 많이 달랐다. 밀반죽에 물과 소금을 섞어 구운 것으로 얼마나 딱딱했는지 망치로 깨 먹어야 했고, 씹다가 치아가 부러지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비스킷을 응용해 아시아에서 군인들의 전투식량으로 개발한 것이 건빵이다.

비스킷이 등장하면서 세상도 많이 바뀌었다. 콜럼버스가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아메리카에 도착한 것과 마젤란의 세계일주가 모두 비스킷의 등장시기와 일치한다. 비스킷 덕분에 장기항해가 수월해졌고 군인들도 전투 중 굶지 않고 싸울 수 있게 됐다. 오늘 내 작은 행동 역시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윤덕노 음식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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