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선수 첫 '캘린더 그랜드슬램'
1일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63년 만에 시즌 개막 후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의 기록을 세운 박인비가 앞으로 새로 써내려갈 기록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웨그먼스 미국여자골프(LPGA) 챔피언십에 이어 US오픈까지 올해 열린 메이저대회에서 차례로 우승한 박인비는 브리티시오픈(8월 1∼4일)에서 정상에 오르면 역사적인 '캘린더(calender) 그랜드슬램'이라는 대위업을 이룬다.
캘린더 그랜드슬램은 한 해에 4대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것을 의미한다. 평생에 걸쳐 4대 메이저대회를 한 번 이상 제패하는 것을 '커리어(career) 그랜드슬램'이라 부른다.
골프에서 4대 메이저대회 체제가 확립된 이래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오직 남자 골퍼 보비 존스 뿐이다.
존스는 1930년 US오픈, 브리티시오픈, US 아마추어, 디 아마추어 등 4개 대회를 모두 우승했다. 그러나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출범한 1934년 이전의 기록이라 무게감이 많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여자부에서는 루이스 서그스가 1957년 처음으로 4대 메이저대회를 정복한 이래 2003년 안니카 소렌스탐까지 역대 6명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카리 웨브는 나비스코 챔피언십, LPGA 챔피언십, US오픈, 뒤모리에 클래식, 브리티시오픈 등 참가한 모든 메이저대회에서 한 번 이상 축배를 드는 '슈퍼 그랜드슬램'이라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한 해에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휩쓰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 시즌 최다 13승·메이저 최다 우승 기록도
단일 시즌 기록으로 범위를 좁히자면 1963년 미키 라이트가 세운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이 눈에 띈다. 라이트는 이 해에 열린 32개 정규대회에서 13승을 쓸어 담는 괴력을 발휘했다. 올해 6승을 올린 박인비가 이 기록을 따라잡으려면 남은 13개 대회에서 절반 이상을 우승해야 한다.
2007년 로레나 오초아가 세운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초아는 2007년 8승을 수확하고 시즌 상금 436만4000 달러를 벌어들였다. 당시 우승 상금이 100만 달러나 걸린 ADT 챔피언십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초아는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박인비는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시즌 중반에 200만 달러를 돌파했지만 이제는 100만 달러의 우승 상금을 주는 대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2002년 안니카 소렌스탐이 11승을 올렸을 때 시즌 상금은 286만3000 달러였다.
메이저 대회에서 도전할 만한 기록은 패티 버그가 보유하고 있는 LPGA 투어 최다 메이저 우승 기록이다. 버그는 1937년부터 1958년까지 21년에 걸쳐 15승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