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전 팬택 서비스센터 종로점의 최지훈 엔지니어가 스마트폰을 수리하고 있다. /손진영 기자 son@
바캉스 시즌과 연이은 장마로 스마트폰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스마트폰이 물에 젖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고장 사례도 늘고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수리의 달인' 팬택 서비스센터 종로점 최지훈 엔지니어(26)를 17일 만나 여름철 스마트폰 안전 관리법을 들었다.
먼저 스마트폰이 빗물이나 바닷물에 젖으면 수돗물에 담가 이물질을 배출시켜야 한다.
최 엔지니어는 "바닷물과 수영장 물에는 소금기·소독제·이물질이 많아 스마트폰을 더 빨리 부식시킨다. 스마트폰의 배터리를 제거한 후 수돗물에 1~2분 담가 염분기와 약품을 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후 그늘진 베란다에 수건 한장을 깔고 스마트폰을 하루 동안 말리면 된다.
그는 "예전에 재래식 화장실에 빠뜨린 스마트폰 수리를 의뢰한 고객이 있었다. 내부 부품에 새까만 오물이 묻어서 장갑끼고 소독을 해야했다. 서비스센터를 당장 방문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약국에서 에탄올을 사서 오염 부위를 살살 닦으면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쌀독이나 밥솥에 넣어야 스마트폰이 빨리 건조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자연 통풍이 제일 좋다. 밥솥은 수증기 자체를 건조시키지 못하고 쌀독은 충전·이어폰 구멍으로 쌀가루나 쌀벌레가 들어가 부식 위험이 있다. 헤어드라이어는 바람 자체가 매우 뜨거워 사용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습기가 많아지는 요즘 수증기는 스마트폰에 치명적이다. 스마트폰이 목욕탕이나 찜질방 수증기에 15분 이상 노출되면 스피커 부분을 중심으로 큰 손상이 온다.
한편 스마트폰 케이스는 스마트폰 보호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충격 시 외관 보존 기능은 있지만 충격을 분산하는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최씨는 "스마트폰 케이스는 메인보드 충격까지 보호하지 못한다. 케이스를 사용하면 외부 충격 시 단말기와 배터리 분리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스마트폰은 피처폰과 달리 얇고 액정이 커서 충격에 약하다. 특히 케이스에 카드를 넣고 다닐 경우 카드가 LCD창을 눌러서 액정에 멍이 생겨 잔상 현상이 심해진다"고 밝혔다.
케이스를 꼭 사용해야 한다면 배터리 커버 기능이 포함된 '플립커버'가 충격 흡수에 좋다. 팬택의 경우 최신 전략 스마트폰 '베가 아이언'을 전용 플립커버와 함께 출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최씨는 스마트폰을 컴퓨터처럼 대할 것을 권유했다. 그는 "스마트폰은 일종의 작은 컴퓨터이기 때문에 주기적인 데이터 백업과 업데이트가 필수다. 비싸고 성능 좋은 스마트폰이라도 '스마트한' 뒷받침이 필수"라며 웃었다.
◆ 스마트폰 관리 Q&A
1. 스마트폰이 젖으면 헤어 드라이어가 유용하다…(X)
☞ 헤어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은 고장의 원인이 된다.
2. 단말기 건조는 밥솥·쌀독이 빠르다…(X)
☞ 자칫 오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자연통풍이 제일 좋다.
3. 지문 방지·액정 보호 필름은 보호 효과가 좋다…(△)
☞ 스크래치 방지 기능은 있지만 필름을 안 써도 큰 차이는 없다.
4. 스마트폰 케이스는 충격에 강하다…(△)
☞ 외관 보호는 하지만 내부 충격 흡수까지는 못한다.
5. 스마트폰이 느려지면 즉시 껐다 켜야한다…(X)
☞ 스마트폰 자체의 오류 수정 시간이 있다. 스마트폰이 느려져도 1~3분 정도 기다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