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만 놓고 봤을 때 LG는 올 시즌 최고 팀 중 하나다. 단독 2위로 전반기를 마친 기세가 이어진다면 선두 탈환도 가능하다. 그야말로 모든 게 잘 맞아 떨어진 결과다.
앞서 언급한 탄탄한 마운드는 물론, 야수진도 신예 세력의 등장과 기존 베테랑의 건재가 동시에 이뤄졌다.
공수주 모두 지난 10년과 판이하게 다르다. 전반적인 전력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2002시즌보다 강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2002시즌 후반기 불펜 필승조 역할을 수행했던 류택현은 "올 시즌 LG가 선수층에 있어서 당시보다 낫다. 특히 선발진은 훨씬 좋다"고 말한다.
그만큼 후반기 과제는 '현상 유지'다.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시점부터 타자들의 타격 사이클이 엇갈리게 형성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동반부진에 빠지지 않고 꾸준히 점수를 뽑는다. 오지환은 개막 첫 달 1번 타자 자리에서 맹타를 휘둘렀으나 5월부터는 주춤하다. 그러자 시즌 중반부터 페이스를 찾은 박용택이 7월 리드오프로 나섰고 팀 득점 생산력은 변함이 없다.
오지환 외에도 김용의·문선재의 타격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으나 이진영·정성훈의 페이스는 올라왔다. 후반기에도 이러한 모습이 이어진다면, 공격력은 시즌 끝까지 순항할 것이다.
투수진 쪽에선 주키치의 부진, 즉 공란이 된 선발진 한 자리를 해결해야한다. 주키치는 지난 2년 연속 두 자릿수 선발승을 올렸지만 어느덧 세 차례나 2군으로 내려갔다. 이제는 확실한 대비책을 세울 시점이다. 주키치의 부활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그게 힘들다면 강단을 내려야 한다는 말이다.
LG는 8월 휴식기 없이 19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최근 불펜 필승조 과부하가 구멍난 선발진 한 자리로 시작됐다는 것을 돌아보면, 확실한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