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MVP 양현종
투구수·볼넷 크게 줄어
부상 재활…내달초 복귀
부활은 완성되지 않았다? KIA 좌완 양현종의 전반기였다.
개막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전반기 14경기에서 9승1패, 평균 자책점 2.30의 특급 성적을 올렸다. 팀의 기둥이었다. 윤석민이 부상과 부진으로 빠진 자리를 넘치도록 메워줬다. 연승을 이어주고 연패를 끊어주는 에이스의 존재감을 빛냈다.
2010년 16승을 따내며 한국의 대표 좌완 투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그 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투구수를 줄이기 위해 컷 패스트볼을 익힌 것이 투구 밸런스의 실종으로 나타났다. 결국 2011년과 2012년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2011시즌 7승, 평균자책점 6.18에 불과했고, 2012시즌은 단 1승, 평균 자책점 5.05의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었다. 자신을 보는 눈길도 싸늘했다. 지난해 오키나와 가을캠프부터 이를 악물었다. 죽을 때까지 러닝을 했고 2000개의 볼을 던졌다. 2월 스프링캠프에서 선동열 감독의 배려를 받아 실전에 실전을 거듭했다. 스프링캠프부터 150km짜리 볼을 뿌렸다.
드디어 4월 2일 대전 한화와의 대전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을 3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감독의 확실한 신뢰를 얻지 못했다. 4월 9일 두산과의 광주경기에 선발투수가 아닌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4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자 감독의 믿음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승승장구하면서 마운드를 지켰다. 자로 잰듯한 150km 직구가 타자 무릎쪽으로 파고들었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까지 구사하면서 에이스로 부활했다. 고질적이었던 많은 투구수와 볼넷도 줄어들었고 명실상부한 넘버원 투수가 됐다.
모든 팀에 강했고 거침없이 10승을 따낼 것 같았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삼성과의 대구경기에서 투구 도중 왼쪽 옆구리에 부상을 입고 이탈했다. 온몸의 힘을 쓰면서 투구를 하느라 늑골 사이의 근육이 손상된 것이다.
복귀 시기는 다음달 초순. 예상보다 빠를 수도 있지만 늦어질 수도 있다. 더욱이 복귀한 이후 어떤 투구를 할 지는 미지수. 아직 양현종의 부활은 완성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