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힘이 있어야 싸울 수 있다."
선동열 감독이 후반기를 앞두고 밝힌 순위 싸움의 전제 조건이다. 야구단이라면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KIA에게는 절대적인 화두다. 그만큼 마운드에 후반기 명운이 걸려 있다. 선발 투수진과 중간 계투진, 소방수까지 마운드는 온통 변수 투성이다.
후반기에서 잘할 수도 있다. 반대로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다. 선발투수진을 보면 전반기 소방수로 나섰지만 부진했던 앤서니 르루가 복귀한다. 따라서 서재응·김진우·윤석민·소사·앤서니 등 5명이 선발진을 구성한다.
양현종이 부상에서 복귀하면 선발 투수 가운데 한 명이 불펜으로 이동한다. 임준섭은 선발과 불펜에서 스윙맨으로 활용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가운데 김진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믿음직한 선발투수는 아니라는 점이다.
서재응은 130km대로 직구 스피드가 떨어졌고 소사도 들쭉날쭉하고 빠른 야구에 약하다. 특히 전반기 마운드에 보탬이 되지 않았던 윤석민의 후반기 활약도 점치기 힘들다. 선발로 돌아오는 앤서니도 변수가 될 것이다.
중간 계투진은 더욱 머리가 아프다. 필승조로 분류할 만한 투수는 신승현·박지훈 정도뿐이다. 언더핸드 유동훈과 좌완 박경태는 들쭉날쭉하다. 소방수로 낙점 받은 송은범도 전반기의 부진을 씻고 위력적인 볼을 던질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불펜이 2~3이닝을 완벽하게 막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 KIA의 최대약점이다. 만일 불펜이 전반기처럼 무너진다면 순위경쟁에서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순위경쟁에서 역전패는 그 후유증을 감당하기 힘들다.
따라서 선발진 가운데 윤석민을 필승 계투진으로 돌릴 가능성도 있다. 그는 이번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높은 평점을 내릴 만한 선발 성적은 쉽지 않아 보인다. 팀의 순위 싸움이 절정에 치닫는 시점에서 윤석민의 불펜 전환 가능성도 눈여겨볼 만한 관전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