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전반기 9개 팀 가운데 우천순연 경기가 가장 많다. 모두 12경기이다. 지난해 전반기 우천 순연 경기수와 같다.
전반기 내내 전력이 완전하지 않아 내심 경기 순연을 반겼다. 그러나 이제는 경기가 후반기로 밀리면 좋을 일이 없다. 무더위 속에서 악전고투를 해야 된다. 더블헤더를 벌여야 할지 모른다. 순위 싸움에도 모두 악재가 된다.
특히 KIA는 지난달 21일부터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벌인 18일까지 한 달 동안 고작 11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두 번의 9구단 체제 휴식일과 6경기의 우천 순연 경기가 겹쳤기 때문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야구를 한 이래 이렇게 많이 쉰 적이 없었다. 경기를 못하면 체력을 비축하는게 아니라 경기감각을 모두 잃어버린다"며 걱정스러운 얼굴을 했다. 가장 많은 경기를 앞둔 후반기가 버겁다는 말이다. 투수력이 달리는 KIA로서는 반가울 일이 없다.
KIA 소방수에서 선발투수로 돌아가는 앤서니는 특이한 외국인 투수다. 항상 웃는다. 덕아웃에서 만나는 감독이든 선수든 코치든 먼저 "안녕하세요"라며 한국말로 반갑게 인사한다. 블론 세이브를 하면 덕아웃에 앉아 한국어 욕인 "난 개XX"라며 자책하는 모습도 보여줘 안타까운 눈길도 받았다.
그는 한국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용병으로도 잘 알려졌다. 보신탕을 먹은 경험도 있다. 통역직원이 직접 소개를 해줬다고 한다. 직원은 처음에는 음식 재료를 말하지 않았지만 앤서니가 눈치로 알았다.
그러나 식용이라는 말을 듣고 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보신탕을 먹고 마운드에 오른 뒤 힘이 나고 세이브도 챙기자 거부감이 없어졌다. 그는 2군 행 통보를 받은 날도 통역직원과 함께 그 식당을 찾아 울적한 마음을 달랬다.
KIA는 후반기에서 앤서니가 선발투수로 명예회복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운드에서도 상대를 가리지 않는 먹성을 보여줄 것인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