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전반기 순위는 7위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이 7위까지 떨어졌다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다.
실제 SK는 전반기 내내 여러 악재로 고전했다. 초반에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문제가 되더니 중반에는 불펜이 말썽을 일으켰고 주루와 수비 등 세밀한 부분에서도 예전만 못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 역시 타격이다. 공격적인 스윙을 강조하는 이만수 감독이 부임한 이후 오히려 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이다.
16일까지 2할6푼1리의 팀 타율에 그치고 있다. 순위로 따지면 리그 6위지만 최하위 한화(2할5푼8리)와 큰 차이가 없다. 팀 홈런(61개) 이외에는 전 공격 지표가 죄다 하위권이다.
초반 최정을 제외한 주축 선수들이 부진을 거듭했던 것이 크다. 정근우의 타율은 2할5푼대에서 머물렀고 박정권·김강민·박재상·조인성 등도 2할대 초반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그나마 공격에서 활로를 열어주던 이명기·한동민이라는 신예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뒤에는 타격의 답답함이 더 심화됐다.
불펜은 박정배의 복귀, 든든한 마무리 박희수의 존재감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선발도 나름대로 힘이 있는 편이다.
그러나 점수를 뽑지 못하면 경기에서 이기기 어렵다. SK가 고전했던 경기는 어김없이 그랬다. 결국 제한된 여건에서 얼마나 많은 점수를 얻어내느냐가 후반기 사활을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행히 희망적인 요소는 보인다. 주축 선수들이 전반기 막판으로 갈수록 살아나는 타격감을 과시했고 후반기에는 이명기도 복귀가 가능하다. 다만 선수들의 오르는 타율과는 별개로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는 감이 있었는데 타선이 연쇄폭발할 수 있을지는 후반기 SK를 지켜보는 가장 큰 화두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