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식후에는 먹는 디저트로는 과일이나 초콜릿, 사탕처럼 달콤한 음식이 많이 나온다. 특히 따로 후식을 내오지 않는 대중음식점에서는 식후 입가심하라고 계산대에 박하사탕 종류를 놓는다. 밥 실컷 먹었는데 살찌게 왜 또 사탕이냐며 타박하는 사람까지 있는데, 왜 하필 사탕을 주는 것일까? 단순하게 입가심하라거나, 아니면 소화를 돕는다는 이유가 전부일까?
사탕의 역사를 알면 음식점에서 왜 사탕을 주는지 이유를 알 수 있다. 요즘 사탕은 아이들의 충치를 유발하고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눈총을 받고 있지만 옛날 사탕은 원래 약이었다. 건강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지켜주는 식품이었다. 게다가 요즘은 아이들 군것질거리에 불과하지만 옛날에는 귀족이나 부자 아니면 언감생심, 감히 먹어볼 엄두도 내지 못했던 고급 사치음식이었다.
때문에 설탕이 처음 유럽에 소개됐을 때는 값이 비싸 주로 약국에서 의료 목적으로 쓰였다. 유럽에서는 주로 기침, 감기, 가슴 통증, 오한 등 겨울철 감기치료에 특효가 있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부자들의 식후 소화제로도 사용했다. 유럽의 귀족들은 배불리 먹고 난 후에는 소화를 시킨다며 사탕이나 설탕에 절인 과일을 침실로 가져가는 풍속이 있었다. 남미에서 초콜릿이 전해진 후에는 사탕 대신 초콜릿을 먹었으니 요즘 디저트로 초콜릿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사탕과 약은 발달의 역사가 같다. 중세 의사들은 약의 고약한 맛을 없애기 위해 설탕을 입혀 딱딱하게 만들었다. 현대 당의정(糖衣錠)의 뿌리이자 사탕의 원조다. 약초의 쓴 맛을 없앨 뿐만 아니라 설탕 자체가 약이었으니 일석이조였던 것이다. 사탕과 당의정은 뿌리가 같은 셈이다.
/음식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