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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 전어 값이 비단 한 필?



전어는 가을이면 아무리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사먹는 생선이기에 얻은 이름이다. "육질이 부드러워 씹어 먹기가 좋으며 기름이 많고 맛이 좋다. 상인들이 소금에 절여서 서울로 가져와 파는데 신분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 모두 좋아하므로 사는 사람이 값을 생각하지 않고 사기 때문에 전어(錢魚)라고 한다." '난호어목지'에 나오는 설명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옛날에도 가을 전어는 수요가 많아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었다. 조선 중기, 경주에서는 가을 전어를 명주 한 필을 주고 바꾸고 평양에서는 겨울 숭어를 정포 한 필로 바꾼다고 했다. 예전에는 경상도에서 전어가 많이 잡혀 경주에서 진상했지만 지금은 전어가 잡히지 않음에도 진상품목에 들어있기 때문에 비단 한 필 값을 지불하면서라도 시장에서 전어를 사다가 한양으로 진상을 해야 한다는 비판이다.

전어가 주로 잡히는 곳은 서해안이다. 지금도 가을이면 주로 충남 서천의 홍원항, 전남 광양의 망덕포구, 전남 보성의 율포항 등에서 전어축제가 열린다. 조선왕조실록 지리지에서 모두 특산물로 전어를 꼽았던 지역이다. 그런데 전어를 공물로 바쳤던 곳은 엉뚱하게 경주였으니 현지 전어 시세가 비단 한 필 값까지 치솟았다.

그렇지 않더라도 가을이면 전어 찾는 사람이 많아 옛날에도 가격이 비싸졌다. 조선 중기 '쇄미록'에도 "듣자니 시장에서 큰 전어 한 마리의 값이 쌀 석 되 값"에 이른다고 적었다. 가을 전어 값 비싼 것이 각종 기록에 수록될 정도였으니 돈(錢) 생선(魚), 전어라는 이름이 지어질 만도 했다. 요즘, 때 이른 풍어로 전어 값이 많이 떨어졌다니 사 먹는 입장에서는 반가울 뿐이다./음식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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