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하라니까 무슨 협상? 어차피 차값에 반영될 것이고 협력 업체에 단가 후려칠텐데. 결국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되돌아오는 임금 인상안. 이제 역겹다.'(dong****)
현대차는 지난달 30일 임금 9만5000원 인상, 성과급 '350%+500만원' 지급 방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그리고 2·3일 각각 8시간씩 부분 파업을 하기로 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을 포함한 소비자들이 현대차 성토에 나섰다. 이들이 화를 낸 것은 현대차 노조의 파업 시기가 적절치 못하기 때문이다.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노조가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 파업인 것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현대차 노사가 합작한 그들의 제품에 적지 않은 문제가 생기고 있는 지금 파업을 한다면 소비자는 안중에 없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
지난달 28일 현대차는 준중형 세단 '아반떼' 엔진룸 누수 문제와 관련해 향후 부품 부식 등이 발생하면 폐차시까지 무상보증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측은 이와 관련한 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엔진룸에 물이 새면 최악의 경우 주행 중 엔진이 멈춰 대형사고가 날 수 있다.
한발 앞서 중형 SUV '싼타페'에도 트렁크 부위에 물이 새는 하자가 발생했다. 이에 현대차는 1년 만에 공식 사과했고 무상수리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소비자들은 두 차종을 '수반떼' '수타페'로 비하해 부르고 있다.
아반떼와 싼타페는 현대차의 볼륨 모델이다. 지금 이후에 나오는 이들 모델에 같은 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이미 문제가 있는 차를 수리하는 데 엄청난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가하게 임금협상이니 파업이니 하면서 이미 뒷통수를 맞은 소비자를 또 한번 골탕먹이고 있다.
현대차의 이번 사태와 파업은 자칫 향후 10년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다. 지금은 아반떼와 싼타페에 물이 새지만 머지않아 현대차를 아끼는 소비자의 애정이 조금씩 샐 것이다.
8월 현재 상용차를 제외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의 수입차 점유율은 20%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2000만·3000만원대 수입차는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