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제국의 신화는 이대로 끝날 것인가.
기대를 모았던 애플의 차세대 스마트폰 '아이폰5S'가 전작 아이폰5에 이어 또 다시 혁신을 담지 못했다. 게다가 고가 전략을 포기하는 대신 저가 제품을 동시에 내놓는 '쌍끌이' 전략을 택했다.
창업자이자 CEO였던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뒤 제기된 '애플이 평범한 회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는 점점 현실화 되고 있다.
애플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아이폰5S'와 저가 모델 '아이폰5C'를 공개했다.
아이폰 라인업 가운데 최초의 저가 모델인 아이폰5C는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얻었다. 아이폰5와 큰 차이 없는 외관에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특히 아이팟처럼 녹색, 회색, 파랑색, 빨강색, 노란색 등 5가지 컬러를 입혀 아이폰 특유의 고급스러움에서 벗어나 친근함을 강조하고 있다.
4인치 디스플레이와 애플 A6 프로세서, 800만 화소 카메라를 내장한 이 제품은 2년 약정 시 99달러(16GB)와 199달러(32GB)에 장만할 수 있다.
아이폰5S는 그간 떠돌았던 루머가 팩트임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평가다.
▲골드 색상 추가 ▲아이폰5와 같은 외관 ▲지문인식 홈버튼 탑재 등 몇 달 전부터 흘러나온 소문과 다른 부분이 거의 없다.
다만 A6칩보다 31% 빨라진 A7시스템 온 칩을 탑재했고 최초의 64비트 아키텍쳐를 채택한 칩 덕에 뛰어난 그래픽 효과를 자랑한다.
그럼에도 램 메모리용량은 1GB로 '갤럭시노트3'의 3GB보다 한참 처진다. 램 용량이 크면 멀티태스킹을 할 때 유리하다. 아이폰5S 가격은 2년 약정 시 199달러(16GB), 299달러(32GB), 399달러(64GB)로 책정됐다.
애플의 '투트랙' 전략은 아이폰의 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에서 애플 iOS의 점유율은 13.2%로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점유율은 79.3%로 약 10%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점유율 상승을 책임질 '5C'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애매한 가격이 문제다.
조성은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5C의 가격은 시장 예상치보다 높았다. 애매한 가격 전략은 스마트폰 시장의 가격 질서를 파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되레 안드로이드 진영을 유리하게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계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피터 미섹 애널리스트 역시 "5C의 가격이 비싼데다 지문인식 기능 추가에 따른 생산 제한으로 5S의 이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한국은 또 '담달폰' 될 듯
한편 한국은 이번에도 아이폰 1차 출시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애플은 미국, 프랑스, 독일, 싱가포르,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 중국 등 9개국에서 13일부터 예약 주문을 받고 20일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의 경우 전례를 감안하면 12월께나 상륙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