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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호의 베이스볼 카페]떠나는 자는 말이 없다

이순철 전 KIA 수석코치가 시즌을 마치고 조용히 팀을 떠났다. 그를 보내는 친구 선동열 감독의 마음도 편치는 않았다. 이유는 단 하나. 8위의 성적표였다. 선동열-이순철 체제는 그렇게 2년 만에 해체됐다.

이 전 수석은 8월 초 팀이 1위에서 6위까지 떨어지자 코칭스태프 1·2군 부분 개편 당시 2군 행을 자처했다. "나라도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선 감독은 "책임은 감독에 있다. 시즌을 마칠 때까지 함께 가자"며 만류했다. 결국 시즌 끝까지 함께 했지만 성적은 오히려 8위까지 떨어졌다.

이 전 수석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는 돼 있었다. 2011년 10월 부임할 때부터 가진 생각이었다. 그는 "주변에서 감독과 나의 조합에 대해 말이 많다는 것을 안다. 친구인 선 감독을 최선을 다해 도와줄 것이다.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면 미련 없이 떠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1군에 그대로 남았지만 팀 전력상 반전의 기미는 없었다. 아마도 그때 시즌을 마치면 팀을 떠날 수 밖에 없다고 마음을 정리한 듯 하다. 결국 선 감독은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이 전 수석과 술자리를 했다. 이 자리에서 함께 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이 전 수석도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서로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 전 수석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이었다. 선 감독이 그만두면 함께 옷을 벗을 수 밖에 없었다. 감독이 남더라도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구단은 고심 끝에 감독의 임기 보장을 결정했다. 앞선 4명의 감독이 모두 임기 1년 이상을 앞두고 팀을 떠났다. 임기를 보장해 선례를 남겨야 했다.

다만 구단은 감독의 임기를 보장하면서 일부 쇄신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결국 이순철 수석과 몇몇 코치와 재계약 하지 않았다. 선 감독도 8위의 성적으로 입지가 좁아지면서 친구를 지키기는 역부족이었다. 이 전 수석은 떠나면서까지 친구(선 감독)의 명예회복을 기원했다. 원래 떠나는 자는 말이 없는 법이다. /OSEN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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