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빅리거 포스트시즌 성적
전 세계 최고의 야구선수들이 모인다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한국 야구의 위상이 높아진 한 해였다. 류현진(26·LA 다저스)과 추신수(31·신시내티 레즈)의 엄청난 활약 때문이다.
올 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은 신인왕급 행보를 펼치며 전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다저스의 핵심 선발 요원으로 우뚝 섰다.
타석에는 추신수가 있었다. 신시내티는 물론 메이저리그 최고의 톱타자로 손꼽힐 만한 기록을 남겼다.
▶ 류현진 애틀란타 DS 3차전 3이닝 4실점
류현진이 화려한 정규시즌 활약에 비해 꿈의 무대인 포스트시즌에서는 최악의 투구로 아쉬움을 줬다.
7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한국인 빅리거로는 처음 선발 등판했지만 3이닝만 던지고 내려왔다. 3이닝 6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5회를 못 넘기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팬들의 아쉬움이 큰 것은 그만큼 정규시즌 활약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최종성적은 192이닝을 소화했고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 탈삼진 154개다.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0위, 투구 이닝은 25위, 평균자책점은 9위, 퀄리티스타트 횟수는 공동 8위다.
2002년 이시이 가즈히사(14승 10패) 이후 다저스 신인 투수로는 최다승을 올렸고 올해 메이저리그 신인 투수 중에는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원투펀치 인 클레이튼 커쇼(16승·방어율 1.83)와 잭 그레인키(15승·2.63)에 필적하는 성적이다.
류현진의 방망이도 화제를 모았다. 인천 동산고 졸업 후 한화에서 뛰는 7년간 한 번도 타석에 서지 않았던 그는 타율 0.207(58타수 12안타)를 기록했다. 4월 14일 애리조나전에서 3타수 3안타를 쳤고, 올 시즌 2루타 3방과 3루타 1방을 터뜨렸다. 타점도 5개를 올렸다.
무엇보다 애틀랜타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타점을 기록하며 또 한번 주목받았다.
▶ 추신수 첫 홈런포 '최고의 해'…몸값 탄력
추신수는 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1-6으로 끌려가던 8회 4번째 타석에서 피츠버그 왼손 구원 토니 왓슨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오른쪽 스탠드에 떨어지는 솔로 홈런을 날렸다.
빅리그 진출 8년만에,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지 5년만에 가을잔치에서 터트린 첫 홈런이다. 또 역대 한국인 타자 중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담장을 넘긴 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팀은 2-6으로 패해 디비전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비록 팀은 포스트시즌 첫 판에서 이처럼 힘없이 무릎을 꿇었지만 추신수의 올 시즌은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었다.
홈런 21개와 도루 20개, 112볼넷, 107득점을 올려 리그 역대 톱타자로는 처음으로 20-20-100-100을 달성하고 시즌 300회 출루도 돌파했다. 출루에 관한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피츠버그에 패한 뒤 "포스트시즌에서 뛰려고 이 팀에 왔지만 원하지 않는 결과를 얻었다. 잔류하고 싶지만 에이전트(스콧 보라스)와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털어놓은 추신수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시즌을 정리한 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가 거액의 다년 계약을 준비할 예정이다.
현지에선 그의 몸값을 최소 1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