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 OB의 암흑기 시절 에이스로 활약했던 김진욱 감독은 수 년간 야구계를 떠나기도 했으나 분당 중앙고와 구리 인창고의 지휘봉을 잡으며 다시 야구와 인연을 맺었다.
2007년 두산의 2군 투수-재활 코치로 자리를 옮겨 투수 유망주들을 지켜본 뒤 2011시즌 중반 1군 불펜코치로 자리한 뒤 시즌이 끝난 후 새로운 감독으로 임명됐다. 두산의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 잡은 노경은은 "이분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미 진작 은퇴했을 것"이라며 김 감독에게 고마워했다.
김 감독의 경우는 승부사라기보다 근지구력을 갖고 선수들을 지켜보는 스타일의 지도자다. 지난해 선발진의 힘이 강화된 데는 김 감독의 공도 컸으나 대신 계투진 운용에 있어 아쉬운 부분이 컸다.
지난해 35세이브를 올린 마무리 스캇 프록터 대신 셋업맨 홍상삼이 마무리까지 도맡다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무너졌다. 올 시즌에도 중반 투수난에 있어 김 감독도 용병술로 인해 비난을 많이 받았다.
대신 야수진 운용에 있어서는 확실히 발전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한 관계자는 "경기 외적으로 팀워크 면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던 김동주를 전력에서 배제한 것은 어떻게 보면 새로운 팀워크 구축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주관이 없어보이던 지난해와 달리 올 시즌에는 웬만해서 주전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대신 최준석-오재일 플래툰 4번 타자 운용은 아쉬웠다.
사실 두산의 경우 좋은 선수들의 활약상을 바탕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이 크다. 감독으로서 용병술은 큰 칭찬을 받지 못했으나 기본적으로 김 감독은 선수를 믿고 맡긴다. 그리고 작전 수행에 실패한 선수에게 인간적으로 모멸감을 주고 다그치는 일은 없다. 좋은 팀 분위기 구축에는 김 감독도 예상 외로 큰 몫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