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시리즈 관전포인트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는 숱한 가을의 전설들을 만들어왔다.
누구나 밟을 수 없는 자리기에 더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무대이기도 하다. 2013년 '가을의 전설'을 집필할 최종 후보는 아메리칸리그의 보스턴 레드삭스와 내셔널리그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결정됐다. 두 팀은 정규시즌 당시 각각 리그 승률 1위 팀이었다. 결국 올라올 자격이 있는 팀들이 올라왔다는 것이 현지의 평가다.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은 보스턴은 예상을 깨고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로 순항했다. 몇몇 고액 연봉자들을 정리한 상황에서도 오히려 더 짜임새 있는 팀 전력을 구축하며 승승장구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의 돌풍을 저지한 보스턴은 최강 선발진을 자랑하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제압하며 통산 8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린다. 공수 양면에서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은 안정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세인트루이스는 12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21세기 들어 이미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2006·2011)을 차지한 경험이 있는 가을야구의 단골손님 세인트루이스는 알버트 푸홀스의 이적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마운드에서 신진급 선수들이 돌풍을 일으키며 전혀 흔들리지 않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리그 최고 연봉팀 LA 다저스를 4승2패로 제압하고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 창이냐 방패냐…명문 자존심 격돌
두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합치면 총 18회다. 그만큼 리그에 남긴 족적이 굵다. 1999년 이후 첫 정규시즌 최다승 우승팀끼리의 맞대결이기도 하다.
두 팀 모두 전반적으로 공·수의 짜임새가 돋보이기는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보스턴은 창, 세인트루이스는 방패로 분류할 수 있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결국 한 방을 터뜨릴 '가을 사나이'의 출현 유무가 시리즈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보스턴은 올 시즌 정규시즌에서 0.277의 팀 타율(리그 2위), 0.446의 팀 장타율(1위)로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그린 몬스터'로 악명이 높은 팬웨이파크를 홈구장으로 사용함에도 178개의 홈런을 때렸다.
장타력을 갖춘 선수들이 타선 곳곳에 포진해 있다는 것은 상대 마운드에 엄청난 압박이다. 디트로이트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매 경기 다른 선수가 한 방을 때려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세인트루이스는 마운드의 힘이 드높다. 세인트루이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팀 평균자책점 2.66, 그리고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2.0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함으로써 모두 리그 1위의 성적을 냈다.
19승을 올린 에이스 아담 웨인라이트가 버티는 가운데 마이클 와카, 조 켈리와 같은 젊은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에 신데렐라로 떠오르며 막강한 마운드를 구축하고 있다. 데이빗 오티스(보스턴), 카를로스 벨트란(세인트루이스)이라는 베테랑 가을 사나이의 맞대결도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