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박병호(27)가 2년 연속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하며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병호는 4일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유효 투표수 98표 중 84표를 얻어 수상자로 선정됐다. 타격 1위 이병규(LG·8표), 다승 공동 1위 배영수(삼성·5표)와 크리스 세든(SK·1표)과는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2년 연속 MVP 수상은 역대 네 번째다. 선동열(KIA 감독·1989~1990), 장종훈(한화 코치·1991~1992), 이승엽(삼성·2001~2003) 등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스타들만이 같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박병호는 올 시즌 37홈런, 117타점, 91득점, 장타율 0.602 등 공격 부문에서 4개의 타이틀을 거머쥐며 가장 강력한 MVP 후보로 거론됐다. 그는 처음 풀타임으로 뛴 지난해 31홈런, 105타점, 장탸율 0.561 등 공격 3관왕에 오르며 생애 첫 MVP를 받았다.

풀 타임 두 번째 시즌을 맞아 올해 투수들의 강력한 견제가 예상됐지만 박병호는 모든 부분에서 지난해 성적을 뛰어넘었다. 특히 지난해 삼진 111개, 볼넷 73개를 기록했던 그는 올해 삼진 96개, 볼넷 92개로 월등히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2005년 LG 트윈스에 입단한 후 만년 유망주에만 머물던 그를 최고의 타자로 조련한 당시 넥센 김시진 감독(롯데)은 "이대호·추신수와 비슷한 능력을 지녔다"고 평가하며 그를 팀의 4번 타자로 중용했다.

박병호는 "부담 속에서도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내려고 노력한다. 내년에도 올해보다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MVP 상금 2000만원과 타격 타이틀 상금 총 1200만원 등 이날 시상식에서 3200만원을 받았다.

유희관(27·두산), 이재학(23·NC), 나성범(24·NC)이 경쟁한 신인왕 부문에서는 이재학이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10승 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한 이재학은 총 98표 중 77표를 얻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