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TV쇼 진품명품'의 진행자 교체 파문이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녹화 현장에 고성이 오가고 녹화가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로 사측과 제작진의 갈등이 표면화됐고, 4일 KBS 새노조의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결의대회'가 열리며 양측의 대립은 더욱 첨예해 졌다.
이번 사안은 기존 윤인구 아나운서를 김동우 아나운서로 교체하는 일반적인 진행자 변경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1일 제작진 전원이 교체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KBS는 "MC 교체와 관련해 제작진과의 의견차가 있어 일단 CP와 팀장에게 연출권을 맡긴 상황이고 MC는 김동우 아나운서가 맡아 녹화를 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무엇보다 방송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 내려진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결국 3일 정상방송이 아닌 하이라이트를 편집해 내보냈다.
4일 열린 결의대회에 제작진을 대표해 참석한 정혜경 PD의 말을 들어보면 사측이 결방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까지 상식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의견차를 왜 좁히지 않았는 지 의문이 생긴다.
정 PD는 "10월 21일 발령받아서 왔고 제가 왔을 때는 이미 MC 사건이 발발했다. 지난 주 금요일(1일) '6시 내고향'으로 이동하라고 통보받았다. 저는 녹화도 못했고 세트 구경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MC 교체는 가능한 일"이라면서도 "다만 일방통행은 불가하다. 제작진은 당황스러웠지만 녹화 준비를 했다. 감정위원들은 이 분위기 속에서 녹화하기 힘들다고 했고, 그래도 제작진은 설득했다. 그런데도 녹화 취소를 통보 받았다"고 덧붙였다.
정 PD의 말처럼 제작진의 입장은 분명하다. 특정 진행자 선정이라는 결과의 문제가 아닌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지적하고 있다.
KBS는 MC와 출연자 섭외, 하차와 관련해 유독 많은 잡음을 빚어 왔다. 김미화·김제동·윤도현의 프로그램 하차, JYJ의 음악방송 출연 및 제주 7대 경관 관련 방송 출연취소 등이 그랬다.
그럴 때마다 KBS의 설명은 한결 같았다. "출연자 섭외와 선정은 제작진의 고유 권한"이라는 논리를 가장 앞에 내세웠다. 그러나 지금 KBS는 제작진의 일반적인 업무를 일방적으로 침해하고 있다.
"제자리에 서서 상식적인 얘기를 하는데 항상 보면 제일 앞에 서 있더라. 어떻게 보면 우리가 제 자리에 서 있지 못해서 이런 일이 너무 특별하게 돼버려 마음이 아팠다"는 정 PD의 말이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