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과연 그럴까? 광고 문구지만 사실로 믿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과학적으로야 여러 이야기가 있을 수 있겠지만 역사적으로 또 문학적으로 보면 허튼소리만은 아니다. 미녀들이 진짜 석류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동양 최고의 미녀로 손꼽히는 양귀비다. 당나라 때 현종은 사랑하는 양귀비를 위해 장안의 궁궐, 화청궁에 석류를 심었다. 꽃 감상을 하다 술에 취한 양귀비가 양미간을 찌푸리자 현종은 그 모습이 예뻐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리고 술기운에 힘들어하는 양귀비를 위해 술 깨라며 손수 석류를 까서 빨간 석류 알을 입속에 넣어줄 정도였다.
양귀비가 그만큼 석류를 좋아했다는 것인데 진짜 사실일까? 역사적 사실은 아니지만 문학적으로는 근거가 있다. 중국 전통 오페라인 경극, '술 취한 양귀비(貴妃醉酒)'에 나오는 내용이다.
중국인들은 왜 양귀비가 석류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을까? 당나라 시대 여인들이 석류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얼마나 석류를 좋아했는지 먹는 것은 물론이고 석류꽃 무늬, 석류 열매처럼 붉은 치마가 당시 패션 아이콘이 됐다. 시인 백거이는 '비파행(琵琶行)'이라는 시에서 붉은 석류치마(石榴裙)를 입은 여인이 너무나 아름다워 술잔을 엎었다고까지 노래했다. 그래서 중국 속담에 "석류치마 폭에 엎드려 절한다"는 말까지 생겼는데 미색에 빠진 남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결혼 적령기 여인들도 석류를 즐겨 먹었다. 석류 열매를 까보면 그 속에는 수많은 석류 알갱이들이 들어있다. 때문에 당나라 사람들은 석류가 새콤달콤해서 맛도 있지만 다산과 다복을 상징한다고 믿었다. 요즘 석류가 제철이다./음식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