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미국의 전통 명절인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다. 추수감사절에는 미국인들도 우리 설날, 추석 못지않게 온 가족이 모여 우애를 다지며 한 해의 결실에 감사한다. 이날 빠지지 않는 요리가 칠면조 구이인데 한 마리가 버거우면 한 조각이라도 먹기에 추수감사절을 아예 '칠면조 데이(Turkey Day)'라고 부른다.
그런데 칠면조는 왜 영어 이름이 나라 이름인 터키와 같을까? 터키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칠면조는 원산지가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지다. 영국인들은 듣도 보도 못한 낯선 새였다. 그런데 예전 영국에서는 낯설고 이국적인 것은 모두 터키라고 했다. 터키를 멀리 있는 나라로 여기기도 했고 종교와 문명이 달랐기에 낯설다는 느낌이 강했던 모양이다. 때문에 칠면조 역시 이국적이라는 뜻에서 터키 닭이라고 부르다가 터키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러면 우리말 칠면조는 어떻게 생긴 이름일까? 칠면조는 흥분하면 늘어진 목살이 붉고 푸르게 여러 색으로 바뀐다. 때문에 일곱 가지 얼굴을 가졌다는 뜻에서 칠면조(七面鳥)가 됐는데 사실은 일본에서 만든 이름이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다른 이름으로 불렀다. 붉은색의 목살에서 불을 연상했는지 불새, 그러니까 화조(火鳥)라고 했다. 조선 후기 문헌인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칠면조 이야기가 보인다. 화조는 거위처럼 커다란 것이 맛이 아주 좋다면서 특히 입술에 코가 달렸는데 코끼리의 코와 같아서 자유자재로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다고 했다. 낯설었던 모양이다.
추수감사절, 우리나라 명절은 아니지만 칠면조 샌드위치라도 먹으며 올해 거둔 결실에 감사하는 것이 어떨지…./음식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