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라이벌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는 12년 만에 가을 잔치에 진출해 잠실을 뜨겁게 달궜고, 두산은 4위로 포스트 시즌에 턱걸이했지만 한국시리즈 까지 진출하며 '미라클 두산'의 저력을 보여줬다. 2013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서 똑 같이 기쁨과 아쉬움을 맛 본 두 팀이 극과 극의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다.
◆ LG 믿음의 야구 팀워크 다져
성공적으로 올 시즌을 보낸 LG는 어느 때보다 내실을 다졌다. LG는 자금력이 있지만 올해 FA 시장에는 적극적인 영입 경쟁을 벌이지 않았다.
반면 기존 선수들과 재계약하며 팀워크를 보다 끈끈하게 만들었다.
'캡틴' 이병규(등번호 9번)와 3년간 총액 25억5000만원 계약을 체결하며 그에게 최고령 FA라는 타이틀을 안겼다. 권용관과도 비록 1년이지만 계약했다.
불과 1년 전까지 방출선수였던 그이기에 결코 나쁘지 않은 결과다.
이처럼 선수들과 구단의 믿음이 쌓여가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LG에서 FA 4년 재계약을 맺은 정성훈과 이진영은 LG의 믿음에 화답하듯 최근 2년 연속 3할을 때렸고 안정적인 수비력으로 꾸준히 팀에 공헌하고 있다.
◆ 두산 릴레이 이탈 분위기 싸늘
포스트시즌까지만 해도 절정으로 끓어오르던 두산의 분위기는 싸늘히 식었다.
두산은 팀의 주전 선수들을 떠나보낸데 이어 잔여 임기 1년의 김진욱 감독을 경질시켰다. 그야말로 두산의 행보는 야구업계의 '트러블메이커'로 떠올랐다.
두산은 이종욱·손시헌(이상 NC)·최준석(롯데)을 FA로, 임재철(LG)·김상현(KIA)·이혜천(NC)을 2차 드래프트로 떠나보냈다. 25일에는 2000년대 중반부터 두산 약진의 상징 중 하나였던 김선우를 방출했다.
특히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진출 시킨 김진욱 감독 경질은 화룡점정을 찍었다.
역대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를 통틀어 이 정도로 단기간에 한 팀을 갈아엎는 수준의 변화가 드물었다. '영원한 젊음의 팀'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으로 볼 수 있지만 냉정하고 차갑다는 인상을 팬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물론 신임 사령탑인 송일수 감독에 거는 팬들의 기대감도 크다. 분석력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일본프로야구에서 활동해 올해 두산 2군 감독으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덕분에 '제2의 김성근'을 예고하고 있다.
내실 다지기에 나선 LG와 체질 개선에 나선 두산의 성공과 실패 여부는 이후 팀 성적과 선수들 성적으로 나타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