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현대차가 신형 제네시스를 출시함에 따라 국내 대형차시장이 한층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대형차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닌 수입차업계에도 그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여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제네시스는 V6 3.3ℓ와 3.8ℓ 가솔린 2종의 엔진을 얹었고 4660만~6960만원의 가격에 팔리는 대형차다. 이 세그먼트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 아우디 A6, 렉서스 GS, 인피니티 M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BMW 5시리즈는 세그먼트 1위뿐 아니라 전체 수입차시장에서 단일 모델 판매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따라서 이들 차종과의 승부 결과는 수입차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상당하다.
이들 수입차에 맞서는 제네시스(구형)는 올해 1~10월 동안 1만264대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판매(1만5381대)보다 33.3% 포인트나 줄어든 실적이다. 반면 수입차업계는 돋보이는 실적을 거두고 있다. 아우디 A6는 같은 기간에 6719대가 팔렸고, BMW 5시리즈는 1만2848대(M버전 제외)나 팔리며 제네시스를 능가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역시 1만1328대(AMG 제외)가 팔리면서 제네시스를 앞섰다.
반면, 렉서스 GS는 313대에 그쳤고, 인피니티 M시리즈도 289대가 팔리면서 독일 라이벌에 크게 뒤진 실적을 나타냈다. 한국토요타는 지난해 뉴 GS를 내놓으면서 "매월 200대씩 팔겠다"고 공언했으나, 10개월 동안에 2개월 목표치도 못 채우며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신형 제네시스는 각종 신기술과 편의장비로 무장해 수입차를 구매하려는 예비 고객을 끌어들일 전망이다. 그러나 독일 라이벌들이 보유한 디젤 모델을 갖추지 않아 공략에는 약간의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BMW 5시리즈는 판매량의 69.8%가 디젤 모델이고, 벤츠 E클래스도 디젤 모델이 47.5%에 이른다. 디젤 모델이 아예 없는 렉서스 GS가 고전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반면에 신형 제네시스에 장착된 4륜구동 시스템 'HTRAC'은 시장 공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와 BMW, 메르세데스 벤츠, 인피니티가 모두 4륜구동 모델을 갖추고 있고, 최근 겨울철 폭설이 늘고 있어 4륜구동 모델의 인기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렉서스 GS는 4륜구동 모델이 없어 시장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입차에 맞서는 현대차의 서비스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고객에게 5년간 매년 한 차례 '찾아가는 정기점검' 서비스를 마련했는데, 이는 고객으로부터 차를 인수해 차를 점검해주고 다시 고객의 집으로 되돌려주는 서비스다. 동급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시행하는 업계는 현대차가 유일하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유명 골프장 무료 라운딩, 특급 호텔 숙박권, 고급차 렌털(기사 제공), 제네시스 골프백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프리미엄 생활 제휴 서비스'를 마련해 고객을 특별 대우해준다.
현대 제네시스의 등장으로 내년도 대형차시장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판매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수입차에 맞서는 신형 제네시스의 등장이 어떤 결과를 나타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