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YF쏘나타 8만여 대에서 제동액이 샐 수 있는 결함 때문에 국토교통부가 조사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달 말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고 조용히 무상 수리를 시작했다.

8일 국토부와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브레이크오일 누유 결함 가능성이 있는 YF쏘나타는 2009년 9월7일∼2010년 5월8일 생산된 8만641대다.

제동액 누유 현상은 보유 차량 출고일 4년이 지난 YF쏘나타 운전자들이 최근 자동차검사소에서 차례로 정기검사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교통안전공단이 10월25일∼11월25일 한 달간 표본으로 정기검사를 받은 차량을 집계했더니 제동액이 새는 현상이 확인된 차량만 조사대상의 10%가 넘었다.

공단에 따르면 이 기간에 전국 자동차검사소에서 6607대가 검사를 받았고 이 가운데 10.7%인 707대에서 브레이크오일이 샜다.

10.7%도 높은 수치지만 현장의 검사원들은 YF쏘나타 10대 가운데 7∼8대는 브레이크오일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중순 정기검사를 받은 YF쏘나타 소유자 김 모 씨는 "검사를 받으러 가자 검사원이 브레이크오일부터 확인했다. 그러더니 누유 현상이 있어 손을 봐야 할 것 같다면서 '10대 중에 7∼8대는 같은 증상이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자동차결함신고센터 웹사이트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여러 건 올라 있다.

그는 "당장 별문제 아닐 수 있지만 브레이크와 관련된 것이라 안전에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현대차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애프터서비스센터에 무상 수리를 문의했지만 '무상으로 수리해줄 수 없다'는 말을 들었으며 수리 문제로 연락받은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한 검사소 관계자는 "오일이 살짝 비치는 것까지 포함해서 누유 문제가 있는 YF쏘나타는 70% 정도 된다. 오일이 흘러내리는 건 많지 않아 10%쯤 될 것 같다"면서 "브레이크 오일이 이렇게 새는 차는 없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브레이크 마스터 실린더와 ABS 모듈 연결부위의 브레이크 호스에서 오일 누유가 확인됐다면서 설계변경으로 2010년 5월9일 이후 나온 차량은 문제가 없다고 교통안전공단에 보고했다.

국토부와 교통안전공단은 결함조사에서 2010년 5월 이후 나온 차량에도 문제가 없는지 중점적으로 살필 예정이며 누유 현상이 제동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되면 리콜 조치를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