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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놀로그] 올해 마지막 주말에 생긴 일



바빴던 연말을 마무리하는 의미로 2013년의 마지막 주말, 남편과 아이를 서울에 놔두고 혼자 부산여행을 다녀왔다. 금요일에 도착해서 원래는 다음날 저녁 느지막히 올라오려고 했지만 여러 고민 끝에 이른 서울행 기차를 탔다. 시청광장에서 열리는 국민집회에 참가하기 위함이다. 열여덟살 이래 처음으로 참가하는 집회였다.

평소 깃털처럼 가볍고 즐겁게 사는 것을 원했던 나는 80년대에 대학을 다녔음에도 운동권학생이 아니었다. 북한의 주체사상이나 마르크스 사상을 비웃었던, 한 마디로 '종북'이나 '혁명'과는 거리가 먼 이기적이고 속물적인 사람이고 지금도 여전히 그러하다. 그럼에도 근 삼십 년만에 자발적으로 집회에 나가고 싶어졌던 것이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본능적인 '표현욕구'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는 이런 것들이 못마땅해요'라는. 국정원의 전략적 대선개입문제는 여태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인다. 주요 공중파 방송국의 뉴스는 정부의 일방적인 입장만 대변하는 것 같다.

얼마 전, 경향신문 건물로 공권력을 과다투입한 일도 스트레스를 주었다. 철도나 의료 등 국민의 공공재를 민영화하려는 움직임도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 대통령은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주기보다 자신의 완고한 생각만을 원칙이라고 확신하는 것 같아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물대포나 최루액 얘기가 돌아 처음에는 많이 겁먹었다. 일부 시위자들의 과격한 행동은 공권력의 과잉진압 만큼이나 원치 않았다. 그러나 우려와는 다르게 나처럼 비슷한 보편적인 고민을 안고 자발적으로 참석한'일반인 초보'들이 상상보다 많음을 보고 안도했다. 뿐만 아니라 혼자 혹은 둘이서 담담하고 의연한 표정으로 참가한 젊은 여성들도 많이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집회에 참가할 때는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저마다의 이유라는 것도 분명 존재한다.

내 경우 민주주의나 자유의 공기가 점점 희박해지는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대중집회가 헌법에 보장된 시민의 권리라는 어쩌면 거창하거나 비장한 것이 아닌 당연한 명제를 그저 직접 몸소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글/임경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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