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역대 개인 통산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소치 동계올림픽 리허설을 완벽히 마쳤다.
김연아는 5일 경기도 고양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0.05점과 예술점수(PCS) 77.21점을 합해 147.26점을 기록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80.60점으로 개인 최고 성적을 거둔 김연아는 종합 227.86점으로 지난해에 이어 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특히 이번 대회 성적은 4년 전 밴쿠버 올림픽에서 작성한 개인 최고 기록(228.56점)에 0.70점 모자란 점수로 올림픽을 한 달여 앞두고 절정의 컨디션을 확인했다.
국내 대회 성적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공인하는 점수는 아니지만 여전히 세계 최정상의 기량으로 적수가 없음을 알리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기록한 147.26점은 밴쿠버 올림픽(150.06점)과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148.34점)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점수다.
또 올림픽 2연패 도전을 선언한 이후 출전한 2012년 NRW 트로피(201.61점), 지난해 1월 전국 종합선수권대회(210.77점), 3월 세계선수권대회(218.31점), 12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204.49점)에 이어 다섯 대회 연속 200점대를 기록하는 기복 없는 경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달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첫선을 보인 프리스케이팅 주제곡 '아디오스 노니노'를 이번 대회에서 보다 완벽하게 다듬었다. 지난 대회에서 넘어지는 실수를 저지른 첫 번째 과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깔끔하게 성공시킨데 이어 프리플 플립과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완벽하게 이어갔다.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로 이어지는 마지막 연기에서 더블 루프를 뛰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러나 플라잉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과 10%의 가산점이 붙는 트리플 러츠 점프 등을 매끄럽게 소화하며 경기장을 가득 매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한편 이날 경기가 열린 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는 국내에서 김연아가 펼치는 마지막 연기를 보기 위한 팬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지난달 27일 예매 15분 만에 입장권은 매진됐고,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이날 오전부터 빙상장 앞에 몰려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