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박상진 트렌드읽기] 세상을 위한 체크 리스트



A는 수입자동차 영업사원이다. 경력 7년 차인 나름 베테랑인데 지난 주말 뜻밖의 손님 때문에 당황했다. 시작은 손님이 내민 체크리스트였다. 차량 외관상의 흠집이나 스크래치를 확인하는 것은 그렇다 해도 타이어에 주황색 스티커의 부착 여부, 서류상 차대번호와 차체 차대번호의 일치 여부, 차량에서 1~2미터 떨어져서 전체적인 균형 확인하기, 각 판넬의 도장이 균일하고 통일감 있는 색상인지 확인하기 등 상상하지 못했던 내용이 많았다. A는 꼼꼼한 손님이구나,했는데 엔진룸에 대한 확인 요청 그리고 그에 대한 사인을 요구 받고는 경악했다. 중고차를 신차로 둔갑시켜 파는 범죄자가 된 기분이었다.

B는 자동차 보험사에서 제공하는 무료서비스 이용 달인으로 유명하다. 예를 들면, 연료 부족 시 긴급 출동을 통해 받는 1리터의 급유를 연간 3회 이용한다. 무료로 받을 수 있는데 왜 안 받냐는 주장이다. 또, 자동차 외관에 생긴 흠집이나 스크래치 등은 자동차동호회에서 만난 지인이 운영하는 수리 점을 통해 자차보험처리하고 현금으로 10여 만원을 돌려 받는다. 어차피 보험료는 오르지 않고 동결되는데 차량 외관 깨끗하게 하고 용돈도 생기니 좋지 않냐는 입장이다. 아니,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이 바보 아니냐는 주의다. 심지어, 지인의 자동차 구매 시 영업사원에게 일명 '캐시백'을 많이 받는 방법을 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부업(?)도 서슴지 않는다.

얼마 전 항공기에서 일등석 좌석 점유에 대한 다툼이 있었다. C는 두 살 이하의 유아를 동반한 승객은 자신의 옆 좌석을 이용할 수 있다는 항공사의 안내를 내세워 권리를 주장했다. 결국 승리했다. 원래 좌석 주인은 일등석을 포기한 채 일반석으로 옮겨갔다. 이런 상황에서 다툼을 끝내려면 공항경찰이 출동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승객뿐만 아니라 비행기에 실었던 모든 짐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출동을 요청하기 어렵다. 요는 C가 이런 상황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비행기에서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이익을 취할 수 있는지, 항공사나 공항직원이 어떤 이유로 자신을 막을 수 없는지 말이다.

스마트 컨슈머(Smart Consumer)를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로 추락시키지 말자. 차라리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으면서 부가혜택만 누리는 '체리피커(Cherry Picker)'가 낫다. 적어도 체리피커는 타인의 이익과 권리를 침해하지는 않는다. 세상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게 손해 없는 인생을 사는 지름길 아닐까. /인터패션플래닝 박상진 대표이사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