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
저는 졸업반 여대생입니다. 사귄지 일년이 넘은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그동안 두 번 위기가 있었지만 다시 합쳤죠. 저는 불교고 오빠는 기독교인데 부모님은 둘이 사귄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남자친구가 교회에 다니는 걸 알고 바로 헤어지라고 말씀하셨어요. 저 역시도 교회사람은 별로 안좋아하지만, 이건 헤어질만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고 엄마아빠께 비밀로 하고 만났어요. 근데 얼마전 들통이 나서 엄마아빠가 화가나서 당장 헤어지라고 하시네요. 오빠가 많이 노력하는게 보이고 저도 아직 많이 좋아하는데 종교차이가 있으면 헤어지는 것밖에 답이 없나요? (핫초코)
Hey 핫초코!
종교문제가 아니더라도 결혼을 전제로 한 커플은 남자와 여자라는 근본적인 차이 외에도 다양한 차이들을 직면해야 합니다. 정치적 성향 차이, 나이차이, 집안차이, 학벌차이,취향차이,성격차이, 하물며 청결도 차이 등 갈등의 소지는 많습니다. 저는 '공감력' 정도가 서로간의 차이를 극복해주는 유일한 열쇠인 것 같아요. 나와 달라도 상대 입장을 최대한 공감하는 능력. 배려와 존중, 때에 따라서는 내가 먼저 맞춰주고 나를 내주는 희생도 필요하죠. 서로를 사랑하니까 공감하는 양 보이지만, 열정이 식은 후 상대의 다름을 못 참는 경우가 허다하죠. 그걸 보완하기 위해 다름을 포용하고 나와 조율해 공존할 방법을 찾아내는 인격적 성숙함과 강인함이 필요합니다. 어느 한 쪽이라도 그렇지 못하면 균형이 깨져 한 쪽이 피해의식을 느끼기 쉽죠. 다만 종교차이가 귀찮은 이유는 '집안차이'나 '학벌차이'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다름이다보니 주변사람들이 쉽게 들쑤실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종교차이로 왜 안 헤어져도 되는지 그 세세한 논리를 만들어 일단 스스로 설득되고 그 다음 주변에 증명해야 하죠. 그 번거로움 굳이 할 수 있겠습니까? (캣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