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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트렌드읽기] 책은 명품, 손 글씨는 럭셔리



텍스트(Text)는 기원전 8세기 그리스에서 알파벳의 발전으로 시작됐고, 사람에게 가치행위로 인정받으며 유행처럼 퍼졌다. 쓰기(Writing)가 기술(Technology)로 인식됐기 때문이었다. 철학자 플라톤은 이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쓰기는 도덕과 진리를 왜곡할 위험이 있고, 기억력을 쇠퇴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었다. 또, 기록된 내용으로는 자기변호를 할 수 없다는 판단도 덧붙였다. 무엇보다 대화에 의한 진리 찾기가 어려워진다는 우려를 크게 표명했다.

로만 온닥(Roman Ondak)은 독특한 인터렉티브(interactive) 예술을 선보였다. 하얀 벽면을 만들어 두고 미술관을 찾은 시민들에게 자신의 키를 표시하고 그 주변에 이름을 써 넣도록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타이포(typo)는 참여한 사람들의 수만큼 늘어났고 긴 띠를 이뤘다. 9만 명의 손 글씨로 만들어진 작품은 광대한 우주와 흡사했다. 우주 안에는 어마어마한 정보와 네트워크가 마치 별처럼 빛났다. 더욱 매력적인 것은 이 작품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고유한 서체와 존재의 흔적이 상호작용으로 빛나고 있다.

알티듀드(Altitide, Inc)는 혁신 제품 디자인 전문기업이다. 이 회사는 6명의 디자이너에게 가장 아끼는 아이템을 부수라고 했다. 그리고 부순 행위에 대해 편지를 쓰도록 지시했다. 'Break up letters'는 헤드폰, 프린터 등에 대해 쓰여졌는데 일상에서 소중히 하는 물건이 나쁜 상황으로 변했을 때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이해하기 위한 실험이었다. 즉, 디자이너가 편지를 통해서 사람과 제품, 서비스, 경험 사이의 감정적 연결을 경험하도록 한 것이다.

40년간 러브레터를 쓴 노부부가 화제다. 조 헤스케스와 헬렌 헤스케스는 1974년 2월 여행지에서 서로의 마음을 털어 놓는 편지를 쓴 이래로 지금까지 2만 9000통을 주고 받았다. 이들은 '결혼은 평생의 과정'이라는 생각으로 '서로에게 노력'하는 방식으로 편지를 택했다. 이제 곧 출간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그 안에는 평범한 일상에서 피어난 범인류적 사랑이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글씨에는 사람이 담긴다. SNS나 Blog, 문자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가끔 묻는다. 왜 그렇게 생각했어 혹은 어떻게 알았어. 쓰기가 나를 묻혀내는 행위란 걸 모르는 셈이다. 책은 명품이 되고, 손 글씨는 럭셔리(Luxury)가 되는 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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