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
마음이 가고 잘해보고 싶은 남자가 돌싱이네요. 아이는 없고 실제 결혼생활도 얼마 안 한 사람입니다. 이게 남 얘기라면 전 뜯어말렸을 겁니다. 아직 몇번 만나지 않았지만 돌싱이라는 점을 빼고는 참 좋은 사람입니다. 지금은 심각하게 생각 안 하고 연애하는 기분으로 만나고 있지만 깊어질수록 늪일 것 같아요. 엄마에게 털어놨더니 사람만 좋으면 된다라네요.
그러니 이건 주변의 반대가 문제가 아닌 지극히 보수적이고 사회의 고정관념을 깰 용기가 없는 저의 대한 불안감입니다. 사람들이 그가 돌싱인 걸 알게 되는 것이 두렵습니다. 그 부분만 아니면 믿고 따르겠는데요. 정말 소개팅 나가도 이만한 사람 만나기 쉽지는 않더라구요. (만감교차)
Hey 만감교차!
사회의 고정관념을 깰 용기가 없다기보다 내 머리 속 고정관념을 깰 용기가 없는 것입니다. 적당한 나이에 엇비슷한 집안배경이나 학벌, 직업의 초혼끼리 만나 주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부모님한테 전셋집 얻어 시작하는 그런 결혼을 해야 한다는 집착 말입니다.
고정관념을 깰 용기가 없다는 것은 내 입맛에 맞지 않은 현실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얘기인데 비단 돌싱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앞으로도 '이것만 빼면 참 괜찮은데'를 겪게 되기 쉬울 겁니다.
왜냐하면 이건 그냥 성향의 문제니깐요. 여자보다 키가 작거나 집안이 못하거나 학벌이 낮은 등, 그 누굴 데려와도 불평할 부분을 항상 발견하는 타입이 있는가 하면 그냥 그 사람 좋으면 다 받아들이는 타입으로 나뉘는 것이죠. 그렇다 하더라도 '돌싱'이 결혼할 때 결정적인 문제가 될 거라는 고정관념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이혼을 경험한 당사자에게는 불행하고 힘든 경험이었겠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타인'에게 부끄러운 일이 될 일은 아니잖아요? 설사 당사자가 부끄러워해도 그를 좋아한다면 오히려 내가 단단해져서 그 사람을 지켜줘야 하지 않나요? 몇 번 만나지도 않고 벌써 나부터 보호하거나 도망갈 생각을 하다니 어차피 결혼은 이러나저러나 힘들 것 같습니다.(캣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