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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읽기] 착한 고객에겐 착한 가격으로



'손님은 왕이다.'

조그만 동네 가게에서부터 큰 기업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고객은 왕처럼 대우받고 있다. 아니 기업들은 자신들의 고객들을 위한 갖가지 프로그램들을 경쟁적으로 들이밀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의 한 카페 La Petite Syrah에서는 절대 통하지 않는다. 이 카페에서는 고객들의 커피 주문 태도를 평가한다. 아예 매뉴얼로 가격을 정해놓고 있다. 기본 7유로인 커피 주문 시 'please'를 붙여 정중한 말투로 주문하는 고객에게는 4.25유로에 판매한다. 심지어 밝은 얼굴로 인사까지 곁들이면 1.40유로에 커피를 판매한다. 80%를 디스카운트 한 가격이니 거의 공짜인 셈이다. 고객서비스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감정노동자들의 비애를 생각해본다면 상당히 바람직한 사례이다.

서비스 품질의 결과는 그 결과를 위한 과정 속의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와의 관계의 품질에서부터 결정된다. 많은 기업들이 표적 고객들을 고르고 그 고객들의 수준에 맞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효율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모든 고객이 '왕'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다. 탁월한 서비스로 평가되기 위해서는 탁월한 서비스 제공자와 수혜자가 있어야 함을 인지한 것이다.

영국의 모 레스토랑에서는 아이들을 동반한 고객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고객들의 매출을 과감히 포기한 것이다. 초기 매출엔 가족 고객들의 매출이 마이너스로 나타났고 아이들을 무시한다는 일부 고객들의 불매운동으로 다소 영향을 받았으나, 이후 레스토랑의 매출은 다시 회복됐고 오히려 고객들에게 호평을 받는 레스토랑이 됐다. 누군가에게 서비스를 받고 싶어서 돈을 지불하고 방문한 레스토랑에서 시끄러운 아이들의 소음과 쾌적하지 않은 분위기를 참아내고 싶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저렴한 가격이 합리적인 가격이 아니라는 것이 명백하게 밝혀진 세상이다.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받아야 하는 서비스만큼 자신들이 지켜내야 하는 태도가 있음을 알고 있다. 자신이 속한 소비자 그룹에 적절한 태도를 갖추지 못한 '자격 없는 소비자'가 자신과 함께 존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 소비자의 태도가 자신의 '격'을 말해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 이젠 기업이 자신들의 '격'을 지켜주길 원한다. '가격'이 아닌 '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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