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올해로 사령탑 7년 차를 맞는다. 2007년 현대 유니콘스, 2009~2012년 넥센 히어로즈에 이어 2013시즌부터 롯데를 2년째 지휘하고 있다. 지난 6시즌 모두 4강에 들지 못했다. 승률 5할을 넘은 성적표는 작년(66승58패4무)이 유일했다.
우승은 커녕 4강도 들지 못한 김시진 감독이 지휘봉을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해진다. 처음에는 너무 약체 팀을 맡았다. 그래서 성적에서 비교적 자유스러웠다. 여기에 투수를 키우고 팀의 체질을 바꾸는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 컸다. 요즘 넥센이 강한 이유도 그의 땀과 노력이 배여 있다.
롯데 팬들은 작년 억울했다. 10승 투수 3명(유먼·옥스프링·송승준)과 30세이브 소방수(김성배)가 있었는데도 4강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 정도면 4강은 기본이요 한국시리즈도 노릴만한 전력일 수 있었다. 그럼에도 4강에 실패했다. 공격력이 너무 약했기 때문이었다. 주포 이대호 일본이적, 홍성흔 FA 이적으로 빠지면서 해결사가 없던 탓이었다.
그러나 올해 롯데는 힘이 달라졌다. 최근 10년간 롯데 전력 가운데 가장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FA 최준석과 알짜 외국인 루이스 히메네스 거구 듀오를 영입해 장타력을 보강했다. 좌완 15승 투수 장원준이 제대해 복귀했고, 150km 강속구 투수 최대성도 불펜에 가세해 마운드도 강해졌다. 무엇보다 2개의 라인업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두터운 내·외야진을 구축한 것도 강점이다.
롯데는 1992년을 끝으로 21년 동안 우승컵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1999년 이후 14년째 한국시리즈 무대도 밟지 못했다. 사직구장 특유의 "마!" 응원에는 그런 질곡의 시간을 인내한 팬들의 한이 담겨 있다. 김시진도 우승에 한이 맺힌 사람이다. 선수들은 더할 것이다. 여기에 구단의 한까지 켜켜이 쌓여 있다. 왠지 올해 사직구장은 한풀이 용광로가 될 것만 같다. /OSEN 야구전문기자